▲예결위 출석한 황교안 국무총리황교안 국무총리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순실 의혹'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이날 이 실장과 황교안 국무총리는 청와대 문건 유출로 파문이 일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자리에 연연치 않겠다"라며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실장은 26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해 "취임 첫날부터 갖고 있던 자리에 연연치 않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지금도 (사표 제출을)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이 자리에서 "국민에게 염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라며 "자리에 연연치 않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실장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수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도 즉각 경질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저의 사퇴와) 같이 고심해보겠다"라고 답했다.
이 실장은 전날 박 대통령의 사과문의 경우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이 "내용이 적절했다고 보나"라고 묻자, 이 실장은 "박 의원은 어떻게 봤는지 모르지만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지 않고 스스로 국민 앞에 중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사과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어 이 실장은 "박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나"라는 박 의원의 질문에 "국가원수에 대한 문제는 법률적인 해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제가 말하기엔 적절치 않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한 (대통령의) 진정성을 널리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실장은 전날 박 대통령이 인정한 사실 외에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했다. 박 의원이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매일 저녁 30cm 대통령 보고서를 최순실에게 가져갔다고 한다"라고 말하자 이 실장은 "저도 언론을 통해 언뜻 봤는데, 그런 일이 가능했겠나"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그러니 (이 실장이) 허수아비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 의원이 청와대 이메일 시스템과 관련해 추궁하자, 이 실장은 "확인해보고 말씀드리겠다. 개인 집에 있을 때는 이메일을 많이 사용했는데 비서실 들어간 다음에는 바빠서 이메일을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예결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 실장이 오후 회의 불참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주광덕 새누리당 의원은 "이 자리에 (비서실장이) 하루 종일 있어야 한다는 건 기존의 예결위 관례에도 맞지 않고, 뿐만 아니라 이 사태와 관련 질의에 있어서 이 실장이 답할 내용이 거의 전무하다는 생각이 객관적으로 든다"라며 "오히려 청와대에 가서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국정운영이 진상규명과 별도로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하는 게 맞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적 위기일수록 예결위는 심도 있게 세금이 제대로 쓰이도록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그러기 위해 국무위원, 각 기관장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 (이 실장의) 이석(자리를 떠남) 허용 요청은 수용할 수없다"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도 "국회의원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질의할 의무와 책무가 있다"라며 "비서실장은 대통령 보좌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의원들의 질의에 본인의 양심과 양식을 걸고 성실히 답해야할 의무가 있다. 이 실장은 분명한 입장을 갖고 예결위 만큼은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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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장 "전날 사과문은 대통령이 직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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