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례 후보와 관련한 JTBC 보도 화면.
JTBC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에서는 누차에 걸쳐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서 '시체장사', '거지근성'등 인간으로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글들을 SNS에 퍼나르다 크게 물의를 빚은 김순례 전 대한약사회 부회장의 비례대표 신청을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소외되고 아픈 이를 돌봐도 시원찮은데 약자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도 지니지 못한 이가 이런 시각으로 어떻게 다양한 국민 계층을 아우르는 정치를 하겠는가? 그가 세월호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국회의원을 생각하는 것을 우리로서는 묵과할 수 없다. 보수나 진보를 떠나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지니지 못한 인사가 약사를 대표하여 비례대표가 된다는 것은 전체 약사들에 대한 아니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약사회를 발판 삼아 국회의원이 되려하는 김순례 전 부회장은 더 이상 약사사회를 욕되게 하지 말고 스스로 비례대표 신청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 새누리당도 약사 사회와 같이 하고자 한다면 비례대표로 김순례를 선정해서는 안 되며, 이를 통해 그가 약사사회의 대표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
문장 하나하나에 결기와 분노가 전해 온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22일 내놓은 논평 중 일부다. "보수나 진보를 떠나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지니지 못한 인사가 약사를 대표하여 비례대표가 된다는 것은 전체 약사들에 대한 아니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는 문장이 두 눈에 콕 들어와 박힐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지난해 5월 김순례 후보의 막말이 논란이 일자 대한약사회는 자체 조사 끝에 이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한 김순례 부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김순례 부회장은 김지하 시인의 글을 공유한 것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심지어 글은 김지하 시인의 것이 아닌 걸로 드러난 바 있다. 또 김순례 부회장은 잇따른 사과 요청에도 "자신의 잘못은 없다"며 사과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과오를 인정하기는커녕 유언비어를 유포한 것이 고의가 아니었다는 뻔뻔한 거짓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은 도저히 6만 약사들의 대표자로서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김순례 부회장은 사과 없이 변명만 늘어놓았고, 대한약사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됐을 당시에도 억울하다는 읍소만을 반복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세월호 성남시민대책회의 등 시민단체까지 합세해 김 부회장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리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새누리당은 버젓이 '비례대표 15번 김순례'를 세상에 내놓았다.
2년 간 이어진 새누리당의 '품격이하' 막말들 말실수 한 번이 뭐 대수냐고? 이미 반성하지 않았겠느냐고? 아니, 절대 그렇지 않다. 일단 그러한 판단은 피해자 입장을 되짚은 것이 순서다. 심지어 김순례 부회장은 논란 이후에도 계속 대한약사회 부회장직을 내려놓지 않았다. 지난 17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김순례 후보와 관련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지니지 못한 인사가 약사를 대표하는 비례대표가 된다는 것은 전체 약사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격. 자신이 '국민을 위한 일꾼'이라 여긴다면, 국회의원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덕목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순례 전 부회장을 떡하니 당선권에 꽂은 새누리당의 행태는 이에 반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러한 새누리당의 품격은 그간의 막말 사례에서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2일, 참여연대는 20대 총선과 관련해 '한국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19대 국회의원의 발언과 태도 - 20대 총선 전에 유권자가 꼭 알아야 할 국회의원 말말말'란 이슈리포트를 발간했다. 민주주의, 인권, 국방, 외교, 남북관계, 민생, 노동, 복지, 조세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거진 주요 이슈들과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발언과 태도를 조사한 것이다. 이 중,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사 유가족들에게 내뱉은 막말들을 대략만 꼽아 봐도 이 정도다.
"(국회 본청 앞에) 줄 치고 옷(빨래) 걸어놓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그 모습이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 (2014년 8월 1일 국회 본청 앞에서 19일째 단식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김태흠 새누리당, 충남보령시서천군 공천확정)"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세월호 사망자들이 수 억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 (2014년 7월 10일 본인의 카카오톡으로 당직자와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 심재철 새누리당, 경기안양시동안구을 공천확정)"참사 직후의 대응책임은 재해대책본부나 해수부, 해경에 있는 것이지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행적조사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위법이거나 월권행위에 해당", "특조위의 권한과 기능을 재정립하는 법 개정이 안 되면, 특조위 해체를 검토해야 한다" (2015년 11월 26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인터뷰 중에서, 당시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였던 안효대 새누리당, 울산동구, 공천확정)참여연대는 이들 외에도 김용남, 김종태, 김진태, 원유철, 이완영, 조원진, 이완영, 주호영, 하태경, 황태하 의원을 대표적인 '세월호 막말' 의원들로 선정했다. 이번 총선에서 죄다 공천이 확정된 이들 의원들이 2년 동안 내뱉은 발언들은 대통령을 옹호하고, 유가족을 비하하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흔들었던 대표적인 언사들이다.
새누리당, 김순례 후보 공천 취소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