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린 쯔위.
JYP엔터테인먼트
쯔위로 인한 논쟁이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인 쯔위가 휘말린 이 논쟁의 본질은 '하나의 중국' 문제다. '둘'을 의미하는 트와이스(Twice)의 멤버가 이렇게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에 휘말려 논쟁의 소용돌이로 쓸려 들어간 셈이다.
JYP 엔터테인먼트에 속한 쯔위는 지난해 11월 한국 TV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촬영 중에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당시 각 멤버가 자국 국기를 흔드는 상황에서 나온 모습이었다. 2016년 1월, SNS를 통해 해당 장면을 본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 사람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했다며 쯔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쯔위의 사과', 대만과 중국의 정서 모두 건드렸다곤경에 처한 쯔위는 인터넷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발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대만(타이완) 즉 중화민국의 여론이 들끓었다. 대만 사람인 쯔위가 대만 국기를 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는 장면이 대만인들의 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이러한 대만의 분위기는 때마침 치러진 총통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지난 16일 치러진 선거에서, 대만의 자주성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면서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쯔위의 굴욕'이 대만인의 정서를 건드린 게 차이잉원 후보한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참고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유사한 것이 대한민국 헌법에도 있다. 헌법 제3조에서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했다. 한반도 전체의 합법 정부로 대한민국 하나만을 인정했으니, 우리 헌법에서도 '하나의 한국' 원칙을 규정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북한 헌법 제9조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북반부에서 인민 정권을 강화하고 ……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고 선언했다.
만약 중국과 대만 간의 힘의 차이가 남북한의 차이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면, 대륙 중국인들이 대만인인 쯔위의 행위를 문제 삼고 그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요구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양쪽 간에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이나 홍콩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 분명히 중국 내부의 원칙인데도, 이것은 어느새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면서 중국과 교류할 수 있는 국가는 아마 없을 것이다.
중국이 국제적 차원에서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을 관철시킬 수 있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 중국의 국력과 노력 때문이지만, 여기에는 미국의 기여도도 작지 않다.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적인 구속력을 갖게 된 데에 미국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 이 원칙과 관련하여 중국이 '주연'이라면, 미국은 '서브 주연'쯤 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비중이 커지게 된 데는 베트남 전쟁이 적지 않은 기능을 했다. 미국은 베트남 민족 내부의 전쟁에 개입하여 이를 '미국 대 베트남'의 전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로 인한 결과가 '하나의 중국' 원칙이 확산되는 데 기여하게 됐다.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이 손잡은 상대는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