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 서울정책박람회 클로징행사 중 참가자들이 우수정책제안을 뽑는 투표를 하고 있다.
서울시제공
시청 앞 서울광장에 천막 치고 시민들 만나지난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서울정책박람회가 열렸다. 2012년 시작돼 벌써 4년째. 그간 정책박람회를 방문한 시민은 약 15만 명에 달한다.
올해 정책박람회는 서울광장을 비롯한 서울 시내 전역에서 서울시의 정책을 놓고 토론회, 전시회, 체험행사, 공연 등이 펼쳐지는 한바탕 축제였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끝장토론이 이어진다. 올해는 젠트리피케이션 대책, 감정노동자 권리보호, 세운상가 활성화방안 등 22개의 토론회가 열렸고 대학생들은 서울역고가, 뉴딜일자리 등을 놓고 치열한 찬반 토론 배틀대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이 기간 중에는 광장 일대에 몽골식 천막 수십 채를 쳐놓고 시장과 간부들이 모두 나와 시민들을 만난다. 탁상행정을 지양하고 현장을 경험한 시민들로부터 살아 숨쉬는 정책을 받아보자는 것이다.
정책박람회의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올해 가장 역점을 두면서도 긴장했던 것은 아무래도 '서울광장은 시장실' 프로그램이었다. 박원순 시장이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천막으로 직접 나가 시민들의 제안을 받는 것이다.
"시민들, 잔뜩 긴장된 얼굴로 들어왔다가..." "행사 하루 전까지도 초긴장 상태였어요. 여러 가지 경우의 수 때문이었죠."행사를 준비한 서울시 혁신제안팀 관계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행사준비팀이 긴장했던 이유는 불만이 있는 시민이 집단으로 방문할 경우 소음발생 우려가 높고, 그 경우 행사장을 방문한 다른 시민들의 면담진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경찰에는 서울광장 부근에 800~1000명이 참가하는 집회신고까지 접수됐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게 될 경우, 안전사고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장을 방문한 시민 중 150명이 49건의 정책제안을 가지고 박 시장을 직접 만났고 우려했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불만에 가득 차 잔뜩 긴장된 얼굴로 오신 분들도 나갈 땐 대부분 흡족한 표정으로 시장님과 악수까지 하고 가시더라, 어떤 사람은 '이제 한이 풀렸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매번 실무공무원만 만나서 이야기 해 답답했는데' 시장과 직접 만나 얘기를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
시간 관계로 박 시장과 만나지 못한 시민들은 현장에 나와 있던 실국 간부들에게 자신들이 평소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어린이가 만드는 어린이대공원을 제안한 어린이들부터 피맛골을 청년창업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시민, 장애인시설을 확충해달라는 장애아를 키우는 학부모 등의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