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독재라고 비판하지 못하는 가짜 역사교육 거부한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에서 열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교사 행동 집회'에 참석해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들은 "박정희 독재자 출생 100주년인 2017년을 맞아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를 정당화하는 교과서를 임기 내에 만들고야 말겠다는 대통령의 빗나간 효심이 근대사를 흔들려 한다"며 "친일 반역자를 친일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군사독재를 독재라고 가르치지 못한다면 역사교육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유성호
"독재자 입장에선 패배의 역사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승리의 역사죠."
백발이 성성한 25년차 역사 교사 이현씨가 행진 중 도로 위에 멈춰 서서 말했다. 그는 23일 오후 3시께 서울 종각에서 열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교사행동(아래 '교사행동')에 참여했다.
그는 "정부나 대통령은 현재 교과서가 자학사관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교과서는 우리 근현대사에 대해 민주화를 이룬 자랑스런 역사로 담고 있다"면서 "독재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자학사관 매도는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대부분 아이들은 한국 사회가 민주화된 이후에 자란 다양성의 의미를 알고 있다"라면서 "단 하나의 교과서 추진에 아이들이 황당하다는 듯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봤다, 아이들의 학습권을 위해서라도 국정 교과서를 막아야겠다는 책무감을 느껴서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교사행동에는 전국의 현장 교사 300여 명(경찰, 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집회 장소 곳곳에는 '독립운동사와 민주주의 역사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역사 쿠데타를 멈춰라' 등의 플래카드가 붙었다. 한편, 교사행동 집회에 앞서 맞은편인 종각역 5번 출구에 자리를 잡은 보수 단체 회원들이 '역사왜곡 촛불좀비' '전교조 OUT' 등의 손팻말을 들고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 현장 교사들이 국정화 반대 뜻을 담아 보낸 '교사 의견서'가 모이기도 했다. 청와대에 교사 의견서를 제출하러 나서기 위해 교사행동에서 앞서 16개 시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지부 대표단이 연단에 올랐다. 고재성 전남지부 대표는 "(박근혜 정권은) 영구 집권을 위해 역사를 강탈하는 정권이다"라면서 "아버지는 군사 반란, 딸은 역사 반란... 귀태 집안이다, 그 집단에 가서 민원 접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혜성처럼 나타난 국정교과서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