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6명,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서울대 박흥식 서양사학과 교수(사진 왼쪽부터)와 오수창 국사학과, 김태웅 역사교육과 교수가 2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인문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6명을 대표해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유성호
[기사 보강 : 22일 오후 3시 45분]서울대 사학계열 교수 36명이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에 나섰다. 이들은 또한 대안 교재 제작에 나서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국정교과서 집필진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교수들은 22일 오전 서울대 인문대학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국정교과서의 집필에 참여하지 않음은 물론, 연구·자문·심의 등 일체의 관련 업무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뜻을 같이 하는 역사학자와 역사교사들과 힘을 합해, 역사교육의 본질에 입각한 성찰적인 대안적 역사교재와 참고자료를 제작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교육부의 국정화 정책 행정예고에 대해 오늘 우리는 반대 의견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발송했다"며서 "이제라도 정부·여당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정책을 취소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교수들은 "(현행) 교과서들은 현재 여당이 집권한 후 정부에서 결정한 상세한 지침을 따라 집필되었으며, 그 책들을 검정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승인한 이는 현 정부의 교육부 장관"이라면서 "그런데도 '대한민국 부정하는 역사교과서'라고 외치는 국정화 정책은 정부 여당이 자신을 부정하는 심각한 모순 위에서 추진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집권당에서는 국사학자의 90퍼센트가 좌파라고 하면서 국정화 정책을 꼭 이겨야만 하는 전쟁이라고 규정했다"면서 "국사학자들을 근거 없이 좌파로 규정하는 것은 밖으로 대한민국을 오해하게 하고 안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불안하게 한다. 반대 의견을 지닌 국민을 싸워 물리칠 전쟁의 대상으로 삼는 정책은 올바른 것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는 서울대 국사학과·동양사학과·서양사학과·고고미술사학과·역사교육과 교수 36명이 이름을 올렸다. 현재 서울대 역사 전공 교수는 모두 44명이다. 앞서 34명의 교수는 지난달 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서를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제출했고, 이는 대학가의 국정화 반대 선언으로 이어졌다.
서울대부터 제주대까지... 집필 거부 선언, 전국으로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