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역곡역 앞에 내 걸린 새누리당 현수막.
박현광
의아한 부분이 있으신가요? 바로 '민주화' 대목 때문일 텐데요. 우선 사전적 의미의 민주화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정의한 민주화는 "정치, 경제, 문화를 포함한 사회 전 영역에서 자유와 평등을 포괄한 민주주의의 원리들이 확산되고 심화되는 과정"입니다. 자유와 평등의 원리가 널리 퍼져나가는 것, 간단히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그런데 국정교과서는 '하나의 역사'만을 진실이라 가르치겠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47개 대학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23명(20일 정오 기준)이 입을 모아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가 한국 사회의 보편가치인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자주성 그리고 사상과 양심의 자유 등 민주적 기본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즉, 민주화에 역행한다는 겁니다.
오죽하면 일본 외신기자가 정부에서 개최한 '역사교과서 관련 브리핑'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오히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논리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자유민주주의는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고 시장경제는 선택권을 주겠다는 것인데, 국정화는 공급을 단일화시켜서 이것만 보게 하겠다는 것이어서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것 같다"라고 지적 했을까요.
누리꾼들은 '멘붕'을 호소합니다. 트위터 이용자 '@gclef*****'는 "'역사교육의 민주화, 국민통합 역사교과서로' 새누리당의 이 현수막 문구를 보면서 멘붕이..."라고, '@mind****'은 "새누리당이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면서 민주화라는 용어를 쓰다니...이명박이 환경운동하고 이완용이 독립운동한다는 말과 똑같군요"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베에서 사용하는 '민주화' 의미로 해석하면 정확"새누리당은 어떤 의도로 '민주화'를 사용한 것일까요? 누리꾼들은 그 해법을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즉 일베에서 찾았습니다. 트위터 이용자 @neop****는 "역사교육을 '민주화'시키겠다고? 이 현수막은 일베에서 사용하는 그 '민주화'의 의미로 해석하면 정확한 해석이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자유게시판 '불펜'에는 해당 현수막을 알리는 글이 올라온 후, "일베에서 쓰는 의미로 현재 역사교육이 시궁창이라는 뜻으로 쓴 거"(眞田**), "저렇게 공개적으로 일베용법을 쓰다니..."(vlrhsg****), "정당도 하나로 만들고 민주화라 하겠네"(han***)라며 개탄의 댓글이 줄지어 달렸습니다.
실제 '일베'에서 민주화는 본래 뜻과는 정반대로 '억압하다' 등의 부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현재 일베 게시판에는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에 낙서를 한 후 "대학교 빨갱이 선동 대자보를 민주화시켜 보자"라는 글이 베스트 게시물로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이렇듯, 누리꾼들은 새누리당이 얘기하는 '민주화'가 일베의 '민주화'라고 해석할 정도로 국정교과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불펜'에서는 역사교육 민주화를 두고 "역사교육의 유신화"(불가사**), "역사교육의 종북화겠지"(alles***), "역사교육의 독재화 아닌가"(건*)라며 문구 수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부정적 역사관? "아베 총리의 자학사관과 같은 것... 모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