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앞에 무릎 꿇은 세월호 유가족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열린 29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차를 타고 떠나려하자, 한 세월호 유가족이 무릎을 꿇고 "세월호특별법제정 꼭 도와주십시오"라며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다.
이희훈
[2신 : 오후 1시 13분] 박 대통령, 나올 때도 세월호 유가족 외면... "정말 대통령 맞나"두 번째 만남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세월호 유가족을 외면했다. 29일 오전 11시 51분경, 국회 연설을 마치고 국회 본청으로 나온 박 대통령은 "대통령님 살려주세요"를 외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또 외면했다.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 눈길을 보내기는 했지만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다가가 손을 잡거나 인사를 하는 등의 행동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과 보좌진들의 배웅을 받을 뿐이었다. 박 대통령이 차에 오르자 유가족들은 "대통령이 책임져라", "이런 대통령이 어디 있냐", "정말 대통령이 맞냐"고 원통해했다.
"박 대통령은 외면이라는 답뿐... 너무 슬프다"그렇게 박 대통령이 떠나자 유가족들은 허탈해했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가족을 잃은 슬픈 유가족임에도 (대통령에 대해) 최소한의 예우를 다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외면'이라는 답을 줬다"며 "과연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박 대통령께서 저희들의 마음을 왜 모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이 성역 없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말해 놓고도 이럴 수가 있냐,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고 김건우군 아버지 김정윤(49)씨는 "그동안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면서 몇 번이나 면담 요청했는데 응답이 없었다"며 "오늘도 전혀 기대를 안 했다"고 씁쓸해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11시 15분부터 국회 본청에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시정연설을 마치고 나올 박 대통령에게 유가족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전명선 위원장이 선창하면 나머지 유가족들이 후창했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잊지 말아주세요", "대통령님 약속 지켜주세요",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습니다"고 외쳤다.
전 위원장이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함성을 외치자"고 말하자 유가족들이 "와~"하고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또 "아이들 이름을 불러보자"는 전 위원장의 제안에 유가족들은 "순범아", "호성아" 등의 아들, 딸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울음 소리는 국회 본청 앞을 가득 메우며 3분 동안 계속됐다.
전 위원장은 "울고만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한 명의 아이도 구해내지 못했는데, 다시 목소리를 높이자"며 유가족들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