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세월호 특별법 양비론적 보도보다 시시비비 가려달라"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에 대해)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지적을 달게 받겠지만 언론도 양비론적 보도보다 시시비비를 가려주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성호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러나 양보할 수 있는 선이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가족의 반대를 받은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새누리당이 특별법과 연계될 상설특검법상 여당 몫 특검추천위원 두 명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동의를 받아 추천하기로 한 것이 '마지노선'이었다는 이야기였다.
김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재합의안 추인 유보에 대해) 야당의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국정을 이끌어야 할 여당으로서도 책임이 있다,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런 지적을 달게 받겠지만 언론도 양비론적 보도보다 시시비비를 가려주실 때가 됐다"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 선진화법 이후 여야 합의가 없으면 한 발짝도 못 움직인다"라며 "현 국정 표류의 책임이 여당에 더 있지만 양보할 수 있는 선이 있는데, 마지막 선까지는 양보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주거나 이에 버금가는 정도로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게 해달라는 유가족의 요구가 과하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크게 양보하고 일을 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형사법 체계를 바꿀 수 있는 양보를 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이를 설명했다.
양당 원내대표의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이 유가족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김 대표마저 '불가' 입장을 보다 명확히 표한 셈이다.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이 두 차례나 무산되는 등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임에도 자신의 협상 개입 여지도 차단했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국정 표류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보다 커진 셈이다.
"세월호 진상규명 중요하나 법과 질서 벗어나는 합의 어렵다"그는 앞서도 "집권여당 대표로서 현 상황에 대해 말해달라"는 요구에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여당이라고 잘못된 부분을 감출 이유가 전혀 없다"라면서도 "아무리 그렇더라도 법과 질서를 벗어나는 합의는 여당으로서 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특별법과 다른 법안을 분리 처리하자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그는 "세월호는 국민께 너무나 큰 충격과 분노를 안긴 중요한 문제지만 그럼에도 세월호 문제와 다른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문제는 분리돼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라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일본식 장기불황의 늪에 빠진다, 분리해서 국회를 열어주시라"라고 말했다.
자신이 앞서 특검추천권을 야당에 부여하는 방안을 제기했던 것에 대해서는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돼 있음을 전제하고 만난 자리"라고 강조했다. 또 "2시간여 동안 대화하는 중에 그런 방법이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였고 그 역시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이미 끝난 이야기임을 지적했다.
집권 여당으로서 유가족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노력 부족에 대해서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에서는 그분(유가족)들을 담당하는 분들이 부단히 만나서 이야기했다, (유가족이) 오늘도 요청해오면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대표가 직접 이날 저녁 열리는 가족총회에 재합의안을 설득하거나 유가족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지 않겠나"는 질문에 그는 "원내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협상을 하고 있고 새정치연합에서도 '유가족 회의 결과를 갖고 다시 만나자'고 해서 협상이 끝난 것도 아니다"라며 자신의 역할에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저희 의총에서도 (재합의안에 대해) 굉장히 비판이 많았고 '굴종적 협상'이라고 했다"라면서 "유가족·야당의 사전동의를 받겠다는 것은 결제를 받겠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내가 반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추인 유보' 사태가 새정치연합의 강경파 때문이라는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장단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정치권이 국민들을 너무나 실망시키고 있어 잘한다고 할 게 없다"라면서 "어느 조직이든지 강경파와 대화 통하지 않는 것 때문에 일을 그르친다, 여당은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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