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유가족 위로하는 교황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당초 천주교 방한위원회는 교황과 유가족의 만남 일정을 마련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일정을 잡았다. 방한위원회가 교황이 소외된 이들을 만나는 일정을 짜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외된 이들과의 만남을 중시하는 교황이 한국에서는 종교 일정에 갇힌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 같은 우려는 기우였다. 교황은 한국 땅에 내린 직후 세월호 사고 유가족에 대한 위로를 전했다. 교황은 14일 서울공항 환영행사에서 평신도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을 소개받자, 이들의 손을 잡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한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교황은 방한 이틀째인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사고 유가족을 만났다. 교황은 유가족들이 건넨 세월호 사고 추모 노란 리본을 제의복에 달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드려 화제를 모았다. 교황은 16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갑자기 차에서 내려, 단식농성중인 세월호 사고 유가족 김영오씨를 만났다. 김씨가 편지를 건네자, 교황은 편지를 손수 주머니에 넣었다.
17일에는 예정에 없던 세월호 사고 유가족 이호진씨의 세례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씨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교황이 응한 것이다. 교황은 또한 세례식 직후, 실종자 가족들에게 쓴 한글 위로 편지와 묵주를 김건태 신부에게 전달했다. 교황은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썼다.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뿐 아니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위로했다. 교황은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일일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손을 맞잡았다. 이들이 건네준 '희망 나비' 브로치도 제의복에 달았다. 이날 미사에 초청받은 새터민, 납북자 가족, 밀양·강정마을 주민, 용산참사 피해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도 위로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