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지난 4월 16일 오전 아이에게 "일어났니?"라고 물었다. 영석군은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이희훈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4월 15일, 영석군은 엄마에게 "잘 갔다 올게ㅎ"라고 인사했다. 권씨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좋은 추억을 만들고 오라"고 답장했다. "도착하면 연락하고, 궁금하니까 실시간 (카)톡 인증샷ㅋㅋ"이라고도 당부했다.
사고 발생 약 2시간 전인 4월 16일 오전 6시 56분, 권씨는 영석군에게 "일어났니?"라고 물었다. 답장이 오지 않았다. 아들은 나흘 뒤인 20일 시신으로 돌아왔다.
아들의 장례를 마친 권씨는 6월 들어 다시 영석군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아들 카톡 대화창에 건넨 첫 인사는 "보고 싶다"였다.
"너무 보고 싶다 예쁜 아들ㅠㅠ 세상에서 가장 슬픈 수학여행 중인 내 아들. 벌써 61일째 행방불명의 여행 중 ㅠㅠ" (6월 15일 오전 7시 52분)
"엄마 아빠가 늙어도 알아봐줄 거지? 네가 없는 이곳에선 아주 슬프고 힘들다~ 미안ㅠㅠ 넌 그대로의 모습으로 더 예쁘게 엄마 아빠의 맘속에 눈빛 속에 함께 하니까 너무 힘들어 하지 말고." (6월 15일 오전 8시 9분)사고전날까지만 해도 권씨가 아들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ㅋㅋ' 이모티콘이 붙었지만, 4월 16일 이후로는 'ㅠㅠ' 이모티콘으로 바뀌었다.
그날 이후 'ㅋㅋ'는 'ㅠㅠ'로 바뀌다세월호 참사에 사과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유임된 날, 권씨는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간다"면서 영석군에게 하소연했다.
"우리 예쁜 아들 없는 이 세상~ 해가 뜨고 지고 꽃 피고 지는 건 같은데 아름다운 게 사라졌구나~ 너 없는 세상 어떻게 살아가야 하니? 너무 보고프다ㅠㅠ 너무 아리고 아프구나~ 우리 예쁜 아들 영석~ 사랑한다 내 보물 내 전부ㅠ" (6월 26일 오전 10시 13분)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전국 서명운동을 떠난 날에는 고해성사를 하듯 아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예쁜 아들. 오늘도 엄마는 2박 3일 서명운동 못 갔어ㅠㅠ 미안해~ 너를 위해 진실을 알아내야 하는데 그 진실 또한 무섭다ㅠㅠ 아빠가 두 배로 뛰어주시는데 미안한 맘도 드는 구나~" (7월 2일 오후 6시)"언제나 네가 먼저였는데ㅠㅠ 행동으로 못 옮겨서 미안 또 미안. 너무 그립다ㅠㅠ 만지고 싶다ㅠㅠ 하얀 이를 내놓고 활짝 웃어주는 내 보물ㅠㅠ 다시 내개로 내 안으로 환생해. 간절히 빌어본다. 다시 한 번 곁에 오면 널 놓지 않으련만ㅠㅠ" (7월 2일 오후 6시)"뭘 해도 뭘 먹어도, 멍한 그 순간도 너를 예쁜 너를 어찌 잊겠냐~ 눈 감고 꿈속에서라도 다가와서 안아 주렴. 다시 한 번만, 한번만 더 널 품에 안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구나~ㅠㅠ 못난 엄마라서 고생하다 멀리 떠나게 해서 어쩌니 이 죄를 다 어쩌니~ 이 죄스러움이 언제 끝날지 몰라도 눈감고 숨넘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사랑하고 미안하다ㅠㅠ" (7월 2일 오후 6시 7분)광화문에 선 엄마 "너흰 없는데 세상은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