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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그런데 취약계층은 정의하기가 어렵다. 빈곤층, 장애인, 사회적 약자, 아동·여성·노인 등 범주도, 취약한 영역도 다르다. 2012년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에 보고한 보고서 '취약계층의 객관적 정의 및 고용과 복지를 위한 정책방안'에 따르면 '취약계층'은 아래와 같이 정리되어 있다.
'취업활동과 생애 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각종 사회경제적 위험에 (현재)노출되어 있거나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보호가 없을 경우 (미래)빈곤층으로 전락하여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계층을 지칭한다. '취약계층'은 결과적인 사회경제적 상태(빈곤, 사망 등)를 지칭하기 보다는 그러한 결과에 놓이게 될 과정적 위험성이 높아 정책적 지원과 개인이 필요한 계층을 지칭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취약계층의 정의에는 ①개인적 속성이나 사회적 위치(attributes & position), ②사고(event & accident), ③생애과정(life-course) 등의 차원이 명시적으로 구분되어 정의되어야 하며 그에 맞게 정책수단들도 명시적으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즉, 현재의 상태에 집중하기 보다는 개인적 특성(유전적, 개인 능력의 차이), 사회경제적 위치, 불운, 생애과정(아동과 여성, 노인은 상대적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등에서 위험에 처하기 쉬운 계층을 의미한다. 또한 각각의 차원에 따라 각각 다른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이유라면 소득정책이, 건강상의 문제라면 보건의료 정책이, 여성이거나 노인이라는 생애주기별 위협이 문제라면 그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보건의료에서 취약계층과 그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보건의료에서 취약계층이란 ▲경제적 이유나 거동 불편, 지리적 접근성 때문에 의료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 ▲질병에 걸릴 위험률이 높은 사람들 ▲건강상의 취약으로 취업이나 일상생활에서 불평등에 직면하는 사람들이 보건의료 부문의 취약계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
돈 많은 사람이 건강한 이유, 돈 없는 사람이 아픈 이유건강은 모든 취약계층 발생의 원인이며 결과이다. '장애는 빈곤의 절친한 친구'라는 말에서도 그 일단을 살펴볼 수 있듯, 장애와 질병이 있으면 빈곤해지기 쉽고 역으로 빈곤하면 아프기 쉽다. 어려운 이론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실이다.
저소득층은 건강할 수 있는 정보도 건강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 열악한 주거환경과 취약한 먹거리는 건강을 악화시키고, 병이 생겨도 경제적 이유로 쉽게 치료받지 못해 가벼운 병이 큰 병으로 악화된다. 비정규직은 노동조건이 취약하고 집이 멀리 있어 출퇴근길과 직장에서 병을 키운다. 그러다가 병이 본격화되면 질병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낮아진 소득은 병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된다.
부유층은 돈이 많은 것뿐 아니라 건강하기까지 하다. 건강은 아프면 불편한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능력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은 학업, 취업, 직장생활, 사회생활, 가정생활 모두를 가능케 하는 역량이다. 건강이 불평등해지면 이런 모든 일에서 뒤처진다. 일생이 불평등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를 '빈곤의 덫'이라고 부르며, 이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각각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소득에 관계없이 좋은 주거환경과 먹거리,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건강상 취약해지기 쉬운 아동·여성·노인층에 집중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질병과 장애가 발생할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치료와 재활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질병으로 줄어든 소득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이 연계고리에 '의료민영화'가 끼어들 틈은 없다. 의료민영화는 취약계층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건강 취약 계층을 범주화하고 핵심 정책 대안을 정리한 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