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대구시장에 출마해 낙선한 김부겸 전 국회의원이 16일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속풀이토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희훈
2년여 전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국회의원의 하루를 동행취재했다. 2012년 4·11 총선을 앞둔 때였다.
김 전 의원은 당시 4선이 무난할 것이라던 지역구 경기도 군포를 떠나 대구로 갔다. 그의 선택을 두고 지지자들은 '정치적 자살'이라고 걱정했다. 보수적인 대구 유권자들은 '떨어지면 떠날 거면서 쇼 한다'는 냉소를 보냈다.
당시만 해도 그는 거리에서 만나는 대구 시민들에게 "명함 한 장 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먼저 물었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대구 민심에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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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강남'이라는 수성갑에서 바닥부터 시작해 40.4%라는 지지율을 얻었지만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게 졌다. 하지만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 대구 시민들을 직접 만나 직접 삼겹살을 굽고 소주잔을 나눴다.
그리고 2년 후 이번에는 대구시장에, 역시 기호 2번을 달고 도전장을 냈다. 이번에는 40.3%를 얻었다. 선거에 참여한 대구 시민 10명 중 4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결과는 역시 2등이었다.
"인생은 삼세판".... 다시 출발선에 선 김부겸두 번 실패했지만 김 전 의원은 "인생은 삼세판"이라며 다시 출발선에 섰다. 2016년 총선에서도 그는 대구에 도전장을 내겠다고 했다. 낙선 인사를 하고 있는 그는 요즘 하루 100통 넘게 전화 통화를 한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바쁜 그가 지난 16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주최한 '김부겸과 함께 하는 지방선거 속풀이 토크'에 참석해 10만인클럽 회원들을 만났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과분한 격려를 받았다며 몸을 낮췄다.
"그동안 대구에서 새누리당은 '공천이 곧 당선'이었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교만했는가 하면, 지난 총선에서 대구 12개 선거구 중 6곳에 대한 공천을 선거 20일 전에서야 했다. 그것도 다른 곳에서 공천 탈락한 사람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공천이 늦을수록 득표율이 높다. 후보에 대해 모르면 더 표가 많이 나오고 많이 알수록 표가 떨어지는 선거였다. 이런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폭발했으면 선거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는데 폭발을 가로막는 눈물이 있었다. 그럼에도 과분한 격려를 받았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대구시민들에게) 죄송해서 전화를 하고 있는데 시민들은 '이 친구 혹시 좌절하지 않을까'하고 오히려 격려해 준다. 그래서 저는 다음에도 뽑아주지 않으면 쫓겨난다, 아니면 자살하든지 큰 일 날 것이라고 큰 소리 좀 치고 있다"며 웃었다.
또 다시 2등... 졌지만 희망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