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직 내려 놓습니다"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분수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년 동안 국회에서 얻은 경험을 서울시민의 삶을 위해 바치겠다"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희훈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6.4 지방선거 후보등록일을 하루 앞둔 14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7년 만이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경내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27년 간 몸 담았던 정든 국회를 떠난다"라며 "지역주민과 국민의 삶을 걱정했듯 이제 서울시민의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자신의 열세가 점쳐지는 가운데서도 여유로웠다. 기자회견 후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으면서 "국회의원을 그만둔다니깐 다들 좋아하시는 것 같다, 제가 눈치 없이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농을 건네는가 하면, "축하한다"는 인사에 "선거에 나가서 떨어지게 생겼는데 뭘 축하하나"라고 대꾸했다.
그러나 그는 이 자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인적으로 좋은 분이지만 서울시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는 제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본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당내 경선 중 부인 김영명씨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당한 일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조사받으면 될 일"이라고 가볍게 넘겼다. 박 시장 측이 "박원순 시장의 언론담당 비서관은 100명"이라는 자신의 라디오 인터뷰 발언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제가 알아보니 190명 정도 된다"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이 정치 멀리해서는 안 돼... 세월호 참사 집권여당 책임 크다"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찍이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것은 공직자로서 국가의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라며 '행정가' 서울시장에 대한 도전을 의원생활과 연결시켰다.
그는 "'정치노무자'로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꾼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가가 돼 공공에 봉사하는 길을 가고 싶었다"라며 "(의원 생활 27년 간) 국민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배웠고 타협과 절충의 중요성도 배웠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대한 쓴소리도 곁들였다. 그는 "국회의원 한분 한분은 독립적인 헌법기관이고 거수기가 아니다, 당론이 아닌 의원 개인이 국회의 중심이 될 때 우리 국회는 국회다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정치가 바뀌기 위해서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뤄져야 한다, 당내 민주화가 우선"이라며 "미국에서는 지구당이 당의 공조직으로 운영되면서 철저하게 특정개인이 아닌 당을 위해 운영되지만 우리의 당원협의회는 위로부터의 결정을 아래에 전달할 뿐 민심을 모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라고 꼬집었다. 서울시장 경선을 내내 흔들었던 '박심 논란'을 연상케 하는 발언이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정치를 바꾸려면 대통령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정치를 멀리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완구·박영선 여야 신임 원내대표들이 어제 '백지상태의 개각', '거국내각' 말하셨는데 우리 모두 이를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라고도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집권여당의 책임과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원인과 대책을 놓고 국가개조, 관피아 추방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근본문제는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사람들이 이에 무감각한 것"이라며 "살인적 무책임·살인적 보신주의라 할 수 있는데 우리 국회와 집권여당의 책임이 크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우리 새누리당에는 '관리형 대표'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는 사회 전반의 무책임과 보신주의 시류가 확산되는데 일조했다고 보여져 정말 책임을 느낀다"라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특별히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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