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박성미 감독.
오마이뉴스
- 만약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수고했어요, 이제 내려오세요', 그 말 할 것 같아요. (잘못을) 스스로 알아야 하는데 대통령은 잘못했다고 얘기해도 귀 담아듣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내려오시는 게 답이라 생각해요. 그동안 수고했어요. 수고했어요. 하실 만큼 다 하신 것 같아요."
- 유학 생활도 하셨는데 외국에서 겪어본 리더십과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교해달라."영화라는 게 파트별로 지휘를 하잖아요. 그게 중요해요. 그 사람마다 얼마나 책임을 주고 역할을 줄 것인가. 그런 걸 잘 정해줘야 한다. 한국에서는 감독 역할 맡아서 이거 해, 저거 해 하면 그냥 다 하거든요. 프랑스에서는 감독이 '조명을 이렇게 해라' 했을 때 내가 '조명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얘기하면 감독이 '이런 저런 이유가 있어서 조명을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다 설명을 해줘요. 설득을 하죠. 존중해주는 거죠.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 뜻을 이 사람들에게 다 얘기해줘야 하고. 그런 식으로 사람을 움직이죠.
대통령 의존적으로 시스템이 되어 있다는 것도 대통령 잘못인 거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하지 못했다는 것도 대통령 잘못이죠. 지금 대통령 밑에 있는 사람들은 윗사람 심기를 훨씬 많이 보는 것 같고 언론 플레이를 훨씬 많이 생각하는 것 같고 권력의 맛은 알지만 책임은 잘 모르는 사람들 같고 그래요. 나 장관이다, 뭐다, 그런 자리에는 있지만 책임에 대한 무거움은 두려워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기록을 남기는 등의 활동을 계획한 게 있나?"계획은 아직 없어요. 그때 당시엔 알려야 할 필요성은 있었지만 지금은 이 얘기를 많이 꺼낼수록 좋은지 감출수록 좋은지조차 되게 조심스러워요. 상처 받으신 분들한테 이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 자체가 상처이기 때문에…."
"'재해가 나면 사람 죽는 거 어쩔 수 없다'며 정부 방치한 잘못" -이번 사고를 보며 개인적으로 무엇을 느꼈나."한동안 밥벌이 하느라 잠시 눈을 뗀 사이에 쌍용차 분들은 복직 판결도 받으셨지만 몇 분은 돌아가셨어요. 세 모녀 자살사건도 있었고. 저는 생활인이 되는 듯 싶었는데 정부를 잘못 뽑은 거에 대해 내가 뽑은 게 아니니 내 책임이 아니야, 나는 다른 사람 뽑는 데 최선을 다 했어, 이런 식이었는데 이 정부를 방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국정원 촛불 때도 안 나갔거든요. 정말 우리가 조금씩 묵인을 해왔으니까. 자살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데 이건 신호였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죽고 하는데 이 거에 대해 어느 누구도 정치 쪽에 잘못을 묻지 않고 안이하게 있었더니 이런 일이 터진 것 같아요. 정부밖에 구조작업 할 수가 없었잖아요.
이 정부가 생명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거에 경각심을 줘야 했는데, 죽은사람, 자살한 사람들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해 달라 끊임없이 요구해야 했는데 그냥 나만 살자고, 당장 내가 불편한 게 없었으니까. 이런 식이었죠. 구조작업에 있어서 정부는 평소와 똑같이 했을 뿐이에요. 그냥 숫자예요, 재해가 일어났을 뿐이고 재해가 일어나면 사람들이 죽고 어쩔 수 없다, 그동안 계속 묵인해왔던 게 다 생각이 나는 거죠. 정부를 방치한다는 게 이렇게 위험한 거구나, 하고 말이에요."
- 마지막으로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정부에 바라는 것도 있고 사람에게 바라는 것도 있는데. 사람들이 정말 뭐라도 하고 싶다면 잊지 말아주세요. 돈과 사람 중 언제나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걸 꼭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생명 가치에도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어요. 정부에 바라는 건 국민 마음도 바뀌면 대통령도 그런 대통령을 뽑을 수밖에 없어요. 경제 성장을 우선해 오다보니 사람은 소홀히 해왔던 거예요. 바라는 건 이거에요. '너네는 우리가 고용한 사람이니까 우리 말 들어라, 안 들으면 잘린다. 국민 말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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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리 위태로운 줄 알아야 국민과 생명이 소중한 줄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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