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고 학생들의 편지. 그속에 370여개의 별이 빛나고있다. (시계방향순)
김윤수
친구에게거기서 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무서웠니. 검은 바닷속에 너희들의 꿈이 사라지는 게 너무 슬펐어. 당당하게 술도 마시고 싶고, 찐한 사랑도 해보고 싶었을 텐데. 너희를 구하지 못하는 세상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어. 우리를 지켜준다던 대한민국. 대단해 보였던 어른들의 세상. 당연하게 믿어왔던 것들이 너희를 배신했다는 것이 화가 나.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속상해. 세상을 밝힐 별이었던 너희가 희미해져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파. 너희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 만난 적은 없지만 너희들이 보고싶다. 이 마음을 별에 담아. 우리가.어른들이 아닌 청소년들 방식으로 슬픔 나눠
분당 이우고 학생들은 '청소년들의 방식'으로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별담' 캠페인을 시작했다. 안내방송에 따라 구조를 기다리다 변을 당한 단원고 학생들은 동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의 자화상이었다. 그런 만큼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방식은 어른들의 방식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돈 없고, 힘없는 고등학생들이 선택한 방식은 희생자들에게 전하는 한 줄 메시지를 별편지에 담아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 캠페인은 21일 이우고에서 시작하여, 26일 대한문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이우고 학생들이 손수 작성해 굳은 표정으로 들고 서있던 편지도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편지의 내용에 눈물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오후 3시부터 3시간 가량 진행된 이 캠페인은 370여개의 '별편지'가 모여 끝났다. 이날 모인 별편지는 학생들이 손수 접어 단원고에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