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지친 실종자 가족들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남소연
천막에 남은 실종자 가족들은 딸을 찾아 떠난 가족들을 말없이 쳐다봤다. 몇 개의 간이의자에 앉아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지친 표정이었다. 가족들은 몇 번을 보고 또 봤을 신원정보가 적힌 칠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 남성이 안경을 올리고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없는 거 같아… 응. 내가 여기 있을게…." 이날 오전 11시까지 이름이 '미상'으로 기록된 희생자는 29명이었다.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이다. 37번, 63번, 78번, 87번 희생자는 시신이 수습된 지 2~3일이 지나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부가 구성한 재난대책본부와 실종자 가족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조류가 가장 약해진다는 소조기에 들어가면서 구조작업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했지만, 가족들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전히 130여 명의 실종자가 남았다. 답답함을 참지 못한 일부 가족은 민간인 잠수부와 함께 사고해역으로 나가려 했지만, 해경(해양경찰)이 이를 막으면서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은 "제발 알아볼 수 있을 때 꺼내 달라"라고 애원하듯 소리쳤다.
떠나는 이와 남아 있는 이의 미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