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는 21일 한 실종자 가족과 인터뷰를 해 "진도대교 도보행진이 외부인이 부추겨 벌어진 일"이라고 보도했다. 출연한 실종자 가족 조아무개씨는 "실종자 가족도 아니고, 단원고 학생도 아닌, 학생들이 선두에 서 있었다"며 "(도보행진은) 반강제적으로 볼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채널A 갈무리
<채널A>는 21일 한 실종자 가족과 인터뷰를 해 "진도대교 도보행진이 외부인이 부추겨 벌어진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출연한 실종자 가족 조아무개씨는 "실종자 가족도 아니고, 단원고 학생도 아닌, 학생들이 선두에 서 있었다"며 "(도보행진은) 반강제적으로 볼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실종자 가족 입장에서 이런 의심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를 그대로 받아 보도한 언론입니다.
기자는 취재를 할 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를 종합해 기사를 쓰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대개 현장에 나가보면 양 측의 대립 혹은 일방적 목적을 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의 의견이 대조 혹은 일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상황인 거죠. 때문에 소수의 취재원의 말을 빌려 기사의 핵심내용 혹은 제목으로 삼아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재 진도의 상황은 좀 다릅니다. 비상식적인 상황에 처한 1000명이 넘는 실종자 가족들이 갑자기 진도에 모여 서로의 입장을 모아야 하는 매우 복잡한 상황입니다. 즉 일반적인 취재 현장과 달리 취재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매우 조심스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진도에서 언론이 얼마나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후볐습니까. 팽목항, 진도군실내체육관 한 구석에서 우연히 들은 말을 그대로 따옴표(" ") 안에 넣어 사실인 양 보도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여러 문자메시지, "생존자가 있다"는 풍문 등은 그대로 기사가 됐다가 곧이어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져 실종자 가족을 모욕했습니다. <MBN>의 '홍가혜씨 인터뷰'는 그 정도만 심했을 뿐 그런 양상의 기사들이 적지 않게 쏟아지고 있는 게 지금 대한민국입니다.
'진도 현장' 외부세력론, 누가 생산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