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두씨의 커피트럭 공간이
김현두
오랜 기간 여행을 하면서 김씨는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무엇보다 생활고가 컸다. 커피가 기본적인 여행자금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커피를 팔아서 생활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덕분에 돈에 대한 배움도 얻었다.
"돈 없이 여행하며 느낀 건 돈이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돈 없어도 적당히 살고 적당히 화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돈이 나의 삶을 짓눌러도 살 수 있는 여유도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돈에 대하여 염려하거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돈이 주는 불편함을 알기에 돈이 걱정되지는 않아요." 여행을 하면서 느낀 어려움 가운데 또 하나는 외로움이었다. 여행 초반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왜 이 여행을 했을까?' 후회를 했다.
"대한민국에 5000만 국민이 살아가는데 거기서 저 혼자 외톨이처럼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외로움이 컸어요. 장기간 좋아하는 사람들과 떨어져서 홀로 여행하는 것도 힘들었구요. 하지만 다 초반 1년의 이야기입니다. 이젠 이런 외로움에 통달했죠. 외로워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여행을 하는 데 큰 동기부여로 작용했어요."이렇게 해서 다닌 곳은 제주도·남도·부산 등 주로 남해안 주변이었다. 도시의 삭막함이 싫어서 떠난 여행이었다. 전국일주라고 정해놓고 꽉 짜인 일정으로 여행을 하기보다는 더 여유로운 여행을 원했다. 그런 여행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김씨는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 중 제주도에서 만난 17살 여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손꼽았다. 학생은 혼자 제주도에서 3주 동안 여행을 하던 중이었다. 부모님에게 여행계획을 세워서 알리고 예산을 받고 여행을 하고 있었다. 김씨는 그 학생의 여행을 매우 부러워했다.
"그 친구의 젊음이 부러운 게 아니에요. 수많은 어른을 만나며 열일곱의 나이에 20살, 30살, 40살의 사람들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 게 부러웠어요. 17살에 많은 여행자의 삶을 경험하고 체험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부럽고 좋은 거 있죠. 그때 만남이 인연이 되어 그 학생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생활고와 외로움 등으로 힘든 시간도 겪었지만 2년 여 시간 동안 여행을 멈추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씨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든든한 힘이 됐다"며 "여행을 하면서 만난 풍경, 사람, 감정들을 사진과 글을 통해 매일같이 남겼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여행을 도왔다. 사회관계망(SNS)으로 만난 친구들의 도움으로 10일 동안 겨우 만 원만 가지고 산 적도 있다.
김씨의 현재 꿈은 계속 여행을 하는 게 아니다. 고향인 전북 진안에 카페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 여행은 그 꿈을 위한 첫 발걸음이었다. 김씨는 꿈 없이 사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덧붙였다. 김씨는 "지금 하는 일이 과연 내가 좋아서 이 일을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아닌 다른(부모, 친구, 세상) 것들이 나에게 만들어준 꿈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지금 누구의 꿈을 꾸고 있는 건가를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꾸는 건 청춘에게 당연한 거지만 누구나 꾸는 꿈이 아닌 남들이 꿀 수 없는 나만의 꿈을 꾸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말도 안 되게 유치한 꿈도 꿈이 될 수 있어요. 이루기 어렵더라도 나만의 꿈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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