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CNN에서는 산천어축제를 7대 불가사의로 선정했다.
신광태
공짜라고 하면서 돈 받는 축제산천어축제 성공 이후 민물고기 낚시를 매개로 한 축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홍천, 평창, 가평 등 유사축제가 전국적으로 무려 15개나 된다. 대부분 송어를 대상으로 축제를 연다. 이렇다 보니 육상 내수면 업종의 활성화가 이루어졌다. 전국 겨울 축제장에 투입되는 물고기가 수천 톤에 이른다. 산천어축제로 인해 양식업자들이 호황을 누리는 결과를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축제장의 상품권 도입 또한 산천어축제를 효시로 꼽는다. '모든 프로그램은 공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 프로그램마다 일정액의 입장료를 받는다. 대신 그 금액만큼 상품권으로 되돌려주니 공짜라는 표현이 틀린 건 아니다. 관광객들은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은 속임을 당한 거다. 상품권은 화천에선 현금처럼 유통된다. 그것으로 식사를 하던 농산물을 사던 쓰임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상품권은 3천원권 또는 5천원권으로 구분했다.
"소액으로 제작한 것은 상품권 외에 돈을 더 쓰게 하다는 수작이다."어느 일간지 신문사 기자가 했던 말이 정답이다. 축제기간 상품권 유통액만 20여억 원에 이른다. 몇 년 전부터 상품권을 두 종류로 구분했다. 농촌사랑 나눔권과 화천사랑 상품권이 그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화천군 면적은 909㎢. 서울의 1.5배다. 그러나 인구는 고작 2만5천 명이다. 서울 한 개의 동 인구보다 적다. 이 중 산이 86%, 물이 6%를 차지한다. 농지는 고작 8% 미만이다. 농업으로 승부한다는 것도 무리다. 또 수도권에서 화천으로 향하는 진입로는 2차선 지방도 내지는 국도가 전부다. 투자자들이 없는 이유다.
"적은 농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비싸게 팔자."뭔가 차별화가 필요했다. 전국에서 최고로 청정한 지역임을 알리자. 그러면 적은 면적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비싸게 팔 수 있다. 청정을 대표한 만한 게 뭐가 있을까. 그때에 대두된 단어가 '산천어'였다. 그 결과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화천하면 산천어를 연상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화천에는 산천어가 살지 않는다. 축제에 쓰이는 산천어는 모두 양식에 의해 생산된 것이다.
존재하는 것을 자원화 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지역에 없는 것을 상징화 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산천어, 또 어떤 변화를 이루어 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