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댐 건설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수몰지인 내성천에는 강과 산이 파이거나 깎이고 있다. 내성천은 낙동강 제1지류다.
윤성효
이런 생각이 들만큼 대한민국의 토건중독증은 심각하다. 그리고 그 상처는 깊다. 4대강 사업이 남긴 상흔은 생각보다 오래 갈 가능성이 높다. 한번 파괴된 생태계가 복원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4대강사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더 이상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비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그리고 돈으로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여론몰이를 해 사업을 추진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도 이런 일은 계속되고 있다. 영주댐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아름다운 내성천은 파괴되고 있다. 댐이 완공되면 농경지 378만859제곱미터, 임야 661만 제곱미터, 38점의 문화재,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이 사라진다. 영양댐, 지리산댐 등 전국 곳곳에 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토건세력들은 끈질기게 새로운 토건사업을 벌이려고 한다.
이런 토건사업은 생태계에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공기업의 빚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정부와 공기업의 채무는 위험수준을 넘어섰다. 이것은 복지정책을 펴다가 생긴 부채가 아니다. 바로 무리한 개발사업, 경기부양사업을 하다가 저지른 실책이 모여 빚이 커진 것이다.
감사원도 이런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감사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공기업들의 채무는 급속하게 늘어났다.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LH공사 등 9개 주요 공기업 부채는 2007년 말 127조 9590억 원에서 2011년말 283조 9148억 원으로 121%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007년 116.8%에서 2011년말에는 209.0%까지 늘어났다.
그에 따라 공기업들의 독자신용등급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정부의 보증이 없다면 자금조달이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앙정부와 공기업들의 부채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