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골재노동자로 일했던 문수진씨가 대구 화원유원지에서 사문진교 맞은편의 자신이 일했던 일터를 가르키고 있다.
조정훈
"저기 건너편이 내가 일하던 장소였는데···. 물 맑고 공기가 좋은 데다가 확 트인 강가에서 일했으니 얼마나 좋은 직장이었겠어요.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4대강사업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쫓겨났지요. 일자리 창출을 한다며 4대강을 파헤치면서 강가에서 일하며 사는 사람들은 쫓아내다니, 지금도 치가 떨립니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화원유원지 건너편 골재채취장에서 20여 년 동안 배의 선장을 해 왔던 문수진(53)씨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낙동강 22공구 건설회사인 현대건설이 인근 달성보 공사를 하면서 이 부근까지 작업장으로 써 더이상 골재 채취를 할 수 없었다. 정부가 골재 채취 면허권을 더 이상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건설 측의 이유다.
문씨가 근무하던 회사는 2009년 하반기부터 일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다가 2010년 4월 폐업을 결정했다. 당시 문씨는 정부의 시책으로 하는 사업이니까 대책을 세워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정부는 무자비하게 노동자들을 쫓아냈다.
낙동강에서 골재를 채취하는 업체가 대구와 경북에 33개가 있었고 한 회사에서 7명에서 10명 정도씩 총 400여 명의 노동자가 일했다. 하지만 이들은 몇 개월 사이에 모두 일자리를 잃고 쫓겨났다.
문씨를 비롯한 골재노동자들은 정부에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문씨가 속한 골재노조는 4대강 사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하며 대구시내를 돌며 5보1배를 했다. 서울에 상경해 3보1배를 하기도 하고, 생존권을 요구하며 보트를 타고 수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렇게 3년 동안 싸워 얻은 것이 노동자들에게 생계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약속이다. 정부는 2010년 8월 이후에 폐업한 업체의 노동자들에게 6개월분의 월급에 해당하는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준은 2009년 7,8 9월 월급의 평균액이었다.
문씨가 다니던 직장도 2010년 4월 폐업했기 때문에 당연히 생계지원금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정부의 기준이 8월 이후로 넘어가면서 돈을 받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골재노조 노동자들은 하나 둘 떠나가기 시작했다.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일용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도 생겨났다.
비디오 가게 운영하다 골재노동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