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사장이 3월 26일 오전 자신에 대한 해임안이 논의될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권우성
비록 임기가 내년 2월까지로 10개월 밖에 주어지지 않지만 이번에 선임될 MBC 사장에게는 수많은 논란과 파행을 거듭했던 '김재철 체제' 이후 무너진 공영방송의 신뢰를 회복하고 내부갈등을 해소해야 할 무거운 과제가 주어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심하게 망가진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 급선무다.
그런데 MBC 사장 후보 중에 김재철 전 사장 체제에서 승승장구했던 '김재철 아바타'또는 "김재철 라인'이 있다는 주장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누구보다 방문진이 가장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김재철 아바타'로는 MBC가 정상화될 수 없다는 것은 방문진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문제인 만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사가 MBC 신임 사장이 되어야 한다. MBC 사장 선임은 박근혜 정부의 방송정책, 더 나아가 민주주의 실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동안 방문진이 중요 과정에서 보여줬던 상식 이하의 결정들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는 뭘까.
"MBC의 새로운 사장은 김재철 체제의 유산을 청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언론에 공개된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은 대부분 김재철 체제의 부역 인사들로 MBC를 파괴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반드시 제외되어야 한다."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최근 내놓은 MBC 새 사장 선임과 관련 논평에 절로 공감이 가는 이유도 바로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는 지난 5년 동안 황폐해진 국내 언론시장은 물론 민주주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실, 공영방송 기능이 상실된 MBC를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우려는 매우 크다. 때문에 MBC의 새 사장은 '김재철 체제'의 유산을 청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김재철 체제'의 부역 인물이나 MBC를 파괴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은 제외되어야 한다.
MBC의 새로운 사장은 공영방송 MBC의 가치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이를 반드시 실현하는 인물이어야 함은 더할 나위 없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구현할 철학과 경륜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며, 거대권력의 횡포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PD수첩 등 비판·탐사프로그램을 되살리고, 무너진 제작편성의 자율성을 복구·제고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어야 마땅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방문진은 이번 사장 선출과정과 결과를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권력의 하수인 역할만을 고집한다면 더 이상 국민이 원하는 공영방송을 관리할 그 어떤 능력과 자격도 없다.
방송의 독립성과 불편부당성의 보장, 방송의 자유경쟁, 프로그램의 질과 다양성 등의 보장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전력해 나가는 것만이 그동안 실추한 명예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공영방송의 약화는 결국 민주주의 위기를 부채질한다는 점을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생생하게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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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사장 후보, '김재철 아바타'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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