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임대를 통해 마을주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에서부터 각종 먹거리까지 금샘마을의 마을가게는 작지만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임대료는 월 2천원.
정민규
마을을 찾는 발길이 늘자 주민들은 더 신이 났다. 자신감도 붙었다. 좁은 차고를 벗어나 도서관을 옮기기 위해 일일주점을 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일일주점에서 모인 1500만 원이 도서관 이전의 종잣돈이 돼 지난해 4월 지금의 자리로 도서관을 옮길 수 있었다. 그때 김명옥 금샘마을공동체 사무국장(42)은 불현듯 깨달았다.
"경제와 공동체를 떼놓고 볼 수 없었어요. 주민들은 밖에서 돈을 벌어와서 밖으로 소비를 하러 갑니다. 생산과 소비는 마을 밖에서 이루어지고 여기에서는 잠만 자는거죠. 그러다 보니 마을의 가게들은 쓰러져갔습니다. 그걸 보면서 경제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시작했습니다."김 사무국장은 주민들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의 책장을 주민들에게 분양했다. 마을기업인 도서관 북카페 한쪽 벽면에 위치한 20여 개의 수납 공간 중 한 칸을 2000원을 내고 빌리면 한달동안 자신이 판매하고픈 물건을 내놓을 수가 있다. 판매는 북카페가 맡아준다.
조그만 수납장 안에서 혜승이네 할아버지가 직접 양봉한 벌꿀이 팔리고 헌책도 새 주인을 만났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천연 비누와 천연 모기퇴치제, 수세미, 머리핀, 핸드폰 고리, 손바느질 작품 등도 팔린다.
이 날은 직접 시골에서 따온 단감이 매대에 올랐다. 주민들이 내놓는 것 말고도 지역 농민회와 결연을 맺어 유기농 채소와 과일 등을 마을가게를 통해 판매한다. 이럴 경우 굳이 마을가게를 빌리지 않아도 일정액을 판매가에 포함시켜 도서관 북카페는 수익을 낸다.
비록 판매액은 많지 않지만 마을사람들은 이 작은 가게들에서 마을 경제의 희망을 엿본다. 2011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금샘마을공동체는 지금 사회적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운영 경험을 간추려 생활협동조합 형태로 진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대학 가는 마을, 마을 오는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