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 시민기자와 함께 찍은 미국 친구들.
최성규 제공
- 최근에 쓰고 있는 '시골의사, 미국을 달리다' 연재 기사에 대한 주변인들의 관심은 어떤가요. 미국에 가서 자전거를 타게 된 계기와 연재 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뭐한데. 재밌다, 언제 또 올릴 거냐? 여기에도 올려봐라 등등. 생각보다 여행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댓글은 왜 안 다는지 모르겠지만.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바로 여행을 떠났는데, 이게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에요. 대부분 병원에 취직하거나 개원 준비를 서두르거든요. 복무 완료를 눈앞에 두고 가만히 생각해 봤어요.
군집 행동이라는 개념이에요. 동물이나 곤충은 위기가 닥치면 무리를 지어 도망가죠. 생물학자 해밀턴은 1971년에 쓴 논문에서 이러한 행동이 무리의 중심에 가까이 감으로써 자기에게 돌아오는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데서 나타난다고 했죠. 문제는 이게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거죠.
지금 건물 안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고 해보죠. 가까운 출구가 두 개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어느 한쪽 출구에 몰리고 소수의 사람만 다른 쪽 출구로 달려가요. 많은 사람이 몰려가는 쪽에 살길이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판단이죠. 말이 길어졌네요. 사람들은 하나가 끝나자마자 바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죠. 중간에 쉬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과연 그게 합리적이기만 할까? 좀 서서히 가면 안 되나. 스스로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미국과 자전거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제가 스스로 삶의 물꼬를 돌려보려 했다는 게 더 중요하죠. 이미 많은 사람이 하는 여행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안전했기 때문에 스스로 고생했다고 여기지 않아요. 연재 기사에서도 저의 고행보다는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여행기가 사람으로 채워질 때 훨씬 풍성하고 재미가 있죠."
- 이전에는 사는이야기 기사를 주로 쓴 듯한데, 요즘은 여행이다. 앞으로 쓰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직책이야 어떻든 앞으로 의료기관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제 전문분야인 의료제도에 집중하고 싶어요.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 의료 직능간 갈등, 해법은 무엇인지?, 의료복지가 나아가야 할 로드맵 등등."
- 기사 댓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댓글이 많이 달렸으면 좋겠어요. 헌데 양이 많아지면 그만큼 악플도 늘어날 텐데. 큰 상처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악플로 하소연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제는 이해가 가네요. 그래도 무플보다는 낫겠죠."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 있나요?"네. 모두 오마이뉴스 덕분입니다. 작년 말 제가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시골 진료소 이야기'를 잡지에서 보게 됐어요.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올해 1월자 기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게 연쇄반응을 일으켰던 거죠. 잡지를 보고 KBS에서 연락이 와서 3박 4일 촬영을 하고, 또 MBC에서 섭외가 들어와서 1박 2일 촬영을 하게 되었죠.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그밖에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법정스님이 했던 말을 저도 드리고 싶네요. 어지러운 세상에 변변찮은 글재주로 쓸데없는 낙서만 보탠 듯하여 죄송합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려는 이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기자와 전혀 관련 없는 제가 그 증거죠. 오히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글을 쓰면 더 신뢰성 있고 감칠맛 나는 자료가 쌓일 수 있겠죠. 전문대학원의 원래 취지가 이런 거 아니겠어요?"
- 오마이뉴스 사이트, 운영자 또는 편집기자 등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남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라. 음료수 사 들고 본사에 인사가고 싶네요. ^^"
꼭, 음료수 사 들고 오시기 바랍니다. 시민기자님께서 '우연히''불연 듯' 찾아 온다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단, 빈손은 싫어요. ㅋㅋ 농담인 거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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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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