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나무판에 직접 그림을 그려 냄비 받침을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유성호
금강산도 식후경. 마을 장터에 먹을거리가 빠질 수 없다. 부추전, 떡꼬치, 미숫가루, 어묵, 솜사탕, 팝콘. 아이들이 중심인 마을 장터라 솜사탕이 단연 인기였다. 천연 설탕을 기계에 넣으면 하얀 가루가 나온다. 여기에 젓가락을 넣어 빙빙 돌리면 솜사탕이 된다. 15분은 기다려야 하는데도 이날 솜사탕 가게 앞에는 항상 긴 줄이 이어졌다.
성대골어린이도서관 운영위원들을 중심으로 재능 기부 행사도 했다. 천연 재료로 립밤(립글로스), 모기 퇴치제를 만들고, 얇은 판자에 그림을 그려 나무 액자를 만들어 팔았다. 전을 부치고 미숫가루를 파는 일도 모두 마을 사람들이 맡았다. 대부분 자녀들이 성대골어린이도서관의 회원으로 마을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을 받고 있다.
마을 장터에 처음 발걸음을 했다는 최성희(37)씨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풍성한 행사인지 몰랐다"며 "아이들을 성대골도서관에 보내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여유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희연(72)씨도 "상도동에 이렇게 큰 잔치가 얼마 만이냐. 시골 동네에서 잔치를 여는 것 같다"며 "서울 살이 40년 만에 처음 보는 마을잔치, 마을 축제"라고 치켜세웠다.
성대골어린이도서관 회원들과 상도 3, 4동 주민이 300여 명이나 모였기 때문이다.
폭염 한 달에 전기료 1만6000원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