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와 주민주도형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인 최영호 남구청장. 그는 지역경제활성화와 함께 주민자치와 소통을 가장 중요한 행정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남구 제공
- 공약이행평가를 위한 주민배심원제를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로 주목받는 것 보다 처음으로 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물론 그 성과라는 것은 남구가 주도해서 만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와 남구는 공약이행평가 주민배심원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행정적 지원만 하고 있다. 평가의 기준 등은 모두 주민배심원단이 스스로 결정하고 평가할 것이다. 주민들이 공약이행 정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의 눈으로 평가를 한다는 점이다. 주민참여의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주민 참여라는 측면에서, 그 폭과 깊이에서 진일보한 일임에 틀림없다.
현재 공약을 이행 평가하는 것은 구청에서 주관하는 공약이행평가위원회를 통해서 하고 있다. 공약은 주민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주민의 입장과 눈에서 주민생활의 질을 높이는 공약인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주민이 직접 평가하자는 것이다."
- 이미 공약이행평가위원회가 있다. 그 역할이 크게 다른가."모든 지자체에 자치단체가 주도해 구성한 공약이행평가위원회 등이 있다. 그러나 평가위원회는 솔직히 대개의 경우가 단체장과 친분이 있거나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분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의 입장과 주민의 입장이 확연하게 다를 수도 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중심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단체장의 공약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배심원단은 주민들의 눈높이 맞춰 공약 이행이 잘 되는지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훨씬 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오는 12월에 공개될 주민배심원단의 평가보고서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내 스스로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평가의 대상이 되는 지자체와 단체장은 물론 평가 주체인 주민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긍정적인 힘으로 모아진다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민선5기 출범 이후 주민참여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 비해 주민참여가 관건인 축제에서 주민참여 공간이 비좁다는 비판도 있다. "마을축제나 대규모 축제의 경우 처음으로 축제를 기획하거나 준비하다 보니 전문가 중심의 기획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런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굿모닝 양림'의 경우 양림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약간의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아마도 주민참여 혹은 주도성에 대한 것으로 안다. 올 5월에 남구문화원에 행사 추진을 위탁을 해놓았다. 그런 비판을 충분히 수렴해 주민들이 함께 기획하는 축제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런데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면 남구에서만 추진되고 있는 주민 축제들이 있다. 노인위안잔치가 그런 사례다. 오는 9월과 10월 계획돼 있는데 각 동별로 치러지는 작은 축제로 승화·발전시킬 것이다."
- 지난 5월 518명에 이르는 오카리나 합주회를 열었다.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일회성 이벤트라는 시선도 있다."구청장으로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주도해 기획까지 직접 하는 축제다. 주민이 배우도 되고 관객이 되는 축제다. 그 결정체가 오카리나 합주단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의미 있는 실험이 될 것이다. 지난 5월 22일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해 남구만이 단독으로 5월 행사를 준비했고 '다시 부르는 오월의 노래'를 주제로 주민 518명이 오카리나 합주를 했다.
이 합주회에서 공연이나 축제가 어떤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규모화의 문제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오카리나 합주는 남구의 주민참여와 주민자치를 꽃 피우는 상징이 될 것이다. '주민참여와 자치의 꽃'이 바로 오카리나 합주회다. 이 합주회를 위해서 취약계층,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확대해 왔고 그것을 토대로 할 수 있었다. 앞으로 5만 1800명으로 구성된 오카리나 합주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오카리나 합주단을 통해 일반 구민은 물론 세대별·지역별·직업군별·다문화 가정·취약계층 등 전 계층을 아우르는 놀이판을 만들고 싶다."
- 최근 마을공동체협력센터가 개소했다. 어떤 역할을 염두에 둔 것인가."각 분야에서 주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역할을 할 것이다. 마을공동체협력센터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토양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그것은 마을공동체 만들기 운동을 통해서 이뤄질 것이다. 참여를 위한 프로세스 등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곳이다. 이와는 별도로 창조 마을 만들기·국비 공모사업 이나 프로젝트 등에 공모해 예산을 마련했다.
16개 행정동 중 2개 동은 각각 2억 원의 예산이 투여되고 14개 동을 대상으로 주민참여를 전제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문제를 지역민 스스로, 골목의 현안은 골목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형성에 필요한 사업을 주관해 기획도 하고 집행 단계까지 해 나가자는 것이다. 우선 마을리더 양성에 힘쓰고 있다. 1기는 이미 마쳤고 9월부터 15주간 동안 추진된다. 주민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때 행정기관이 주도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 보다 문제해결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경우가 있다. 실제 주민이 스스로 나서서 해결한 사례가 있다."
주민이 나서 지역문제 해결... "주민·공무원 인식 전환해야 주민자치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