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투표 공짜, 꼭 해!
윤형준
4·11 총선까지 남은 날짜가 드디어 한 자리 숫자로 떨어졌다. 선거 운동 허용기간으로 들어선 이후 후보들의 선거 운동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 캠페인의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달인' 김병만이 빨간 원 안에 들어가 기표도장 형태를 만들어낸 CF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방송 3사의 아나운서가 모델로 등장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현수막도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개인이나 단체가 시행하는 선거 참여 캠페인도 있다. 이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선거 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 때도 선거 참여 캠페인을 하기로 했다는 강인웅(25)씨를 만나 함께 캠페인을 하며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30만 원짜리 인형탈 쓰고 나선 거리... "사진 찍어도 돼요?"강씨와 기자가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곳은 경기도 고양시의 호수공원. 지하철역과 인접해 있고 웨스턴돔, 라페스타라는 고양시의 양대 번화가를 끼고 있어 이 지역에서는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3월 31일 오전 9시, 자기 몸보다 큰 주황색 보자기를 들고 나타난 강씨를 만났다. 보자기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은 다름 아닌 강아지 인형탈. 지난 6·2 지방선거 때는 곰 인형탈을 대여했는데 대여비 8만 원에 보증금이 10만 원이었단다. 강씨는 대여비를 따로 내면서도 보증금 때문에 깨끗이 써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느니 하나 사는 게 낫겠다 싶어 이번엔 아예 30만 원을 들여 인형탈을 장만했다고 한다.
그는 인형탈과 함께 판넬 두 개를 들고 왔다. 하나에는 '4월 11일 청년의 힘을 보여줘', 다른 하나에는 '특종 투표 공짜 꼭 해'라고 적혀 있었다. 선관위나 유력 NGO들의 작품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뜻만은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듯했다. 강씨가 이런 캠페인은 시작한 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재미있어 보이고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인형탈을 쓰게 됐단다. 이날은 강씨 대신 기자가 먼저 인형탈을 쓰고 거리에 나섰다.
인형탈을 쓴 채 호수공원 광장 가운데에 서자마자 중년의 아저씨가 다가온다. 트위터에 올릴 사진을 함께 찍어달라는 요청이었다. 별 것도 아닌데 괜히 뿌듯하다. 아저씨와 사진을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근처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던 한 후보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사진을 찍잔다. 오늘, 느낌이 좋다.
바람은 불고 앞은 잘 안 보이고... "투표 꼭 해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