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저씨 조상연 시민기자(오른쪽)
조상연 제공
꼭 좋은 장소,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 으리번쩍한 순간만 좇을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려운 개념을 어렵게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 삶 주변에서 쉽게 이야기하자는 것이 그가 속삭여 주는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그래서 그의 '취재 현장'은 동네 주변이다. 워낙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다 보니 동네 사람들은 그를 짱구라 부른단다. 하지만 그냥 돌아다니는 게 전부가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에서 의미를 뽑아내고, 이를 기사로 만든단다.
"자꾸 돌아다니다 보니까 동네 사람들도 제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걸 다 알아요. 하하. 신나게 수다 떨다가 이야기가 무르익으면 갑자기 '야! 너 쓸데없는 기사 만들지 마!'라고 주의를 주기도 해요."가만히 그가 써왔던 기사를 읽고 나면 그의 기사들 저변에 흐르고 있는 뭔가가 있다. 뭔가 꿈틀거리면서, 재기 발랄한 그것. 반항스러움 같지만, 어딘가 정제돼 있는 뭔가가 말이다. 이 묘한 느낌이 뭔지 궁금했다.
"제 기사, 제 글을 지배하고 있는 핵심 철학은 '풍류(風流)'입니다. 풍류. 제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바로 '자연과 동화되는 풍류의 순간'입니다. 제 일터에 있는 화초와 대화하면서,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죠. 그런 하나됨을 기사에 최대한 드러내려고 노력해요. 하하."따지고 보면 <오마이뉴스>는 그의 풍류를 발휘하는 장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근데, 정말 조상연 시민기자는 계속 사는이야기만 쓸 생각일까. 다른 분야의 기사도 있잖은가.
"저는 계속 사는이야기만 쓸 겁니다.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사는이야기 기사에서 찾을 생각이랍니다. 중요한 건 '어떤 내용을 쓸 것이냐'라는 건데요. 제가 고전을 좀 공부했거든요. 나중에는 논어를 비롯한 각종 경전, 불교 철학 등을 빗댄 사는이야기를 쓸 거예요."이 말을 듣는 순간, 기자는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제발 쉽게 써달라"고. 인터뷰가 끝나가는 마당에 그가 한마디 덧붙인다.
"지난번에 장인어른 건강에 관련된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기사 나가고 나서 주위에 (장인어른 병세를) 몰랐던 분들이 응원 전화도 해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 전합니다. 하하."사는이야기에 푹 빠져 사는 이 아저씨. 매일 그는 동네 시장통을 쏘다니며 사람 살 내음 물씬 풍기는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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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같은 아저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멋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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