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권우성
- 나 후보 아버지의 학교 문제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나.
"나 후보가 얘기하기 전까진 전혀 몰랐다. 또 나 후보의 아버지가 사학비리로 규탄받던 동일학원의 이사였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가고 난 뒤에 '알아보고 정말 문제가 없다면 빼줘라'는 식으로 얘기했던 것 같다. 내가 디테일한 기억을 제대로 못하는 건 깊게 개입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강조하지만, 나 후보가 관훈토론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게 내 주장의 핵심이다. 내가 한나라당 의원총회나 교육위원회보다 더 중요한 존재인가? 그런데 왜 내 방을 찾아왔나. 당시 나 후보는 감사 대상 학교를 선정하던 시기에 친분이 있던 나를 찾아와 자신이 연관된 학교를 설명했다. 나는 나 후보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압박을 느꼈다.
그래서 '학교를 확인해보고 문제가 없다면 한나라당 의원이라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빼라'고 얘기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빼라고 한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라고 불이익을 보면 되겠느냐는 나 후보의 얘기가 맞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보좌관에게도 편하게 얘기했다. 보좌관들은 진귀한 상황이 연출되서 당시 상황을 너무나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 나 후보가 부탁했던 학교가 어디인가.
"학교 이름을 구체적으로 얘기했던 건 아니다. 아버지가 학교를 운영한다고만 했다. 워낙 그 때는 많은 학교들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을 때라 제보도 무지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만약 나 후보가 얘기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기억 못할 수가 있다."
- 자신이 그 학교의 이사라는 얘기는 안 했나.
"안 했다. 나 후보가 홍신학원 이사라는 사실도 최근에 알았다. 다만, 그 전에 나 후보가 사학 쪽과 관련돼 있다는 얘기는 얼핏 한 두번 들은 적 있다."
- 나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당론에 의해 사학법을 반대했다'고 했는데.
"내 기억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안 직권상정 처리 전까지 당론이 없었다. 단지 우리가 낸 개정안을 반대하고 자신들이 안을 만들겠다며 시간을 끌었다. 당시 상임위 회의록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한나라당 당론이 뭐냐, 가져오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나라당은 '사학법을 전면 반대하는 게 아니다, 비리사학 척결에 동의하지만 건전사학이 위축되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사학법 개정안이 직권상정 처리된 이후에 '날치기 원천무효'를 당론으로 세우고 길거리로 나선 거다."
- 당시 나 후보가 정 전 의원에게 부탁한 건 홍신학원인가, 동일학원인가. 전교조 교사들이 감사를 요청했던 곳은 동일학원이다.
"당시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두 가지가 섞여있다. 전교조 교사들이 문제를 제기한 곳은 동일학원이 맞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동일학원의 경우, 넣고 빼고 할 계제가 아니었다. 이미 2003년 감사 지적사항을 불이행한 문제로 의원들이 동일학원 문제를 해결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하고 있었다. 법으로 따지자면 계류된 상태였다."
- 나 후보가 홍신학원과 동일학원 모두를 감사대상에서 빼달라고 로비한 건가.
"글쎄. 그건 자기 판단이니깐…. 전교조의 문제제기를 기억하는 것으로 봐선 나 후보가 동일학원의 경우를 청탁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한나라당 의원이라고 느 당하는 상황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면 명백한 부탁이라고 볼 수 있겠죠."
- 홍신학원의 경우는 어떤가. 감사 대상이 될 만한 일이 있던가.
"<나는 꼼수다>에서 밝힌 내용인데, 중 고등학교 예산이 워낙 적기 때문에 치사한 비리를 저지른다. 21명이라고 교직원 수를 신고했는데 15명이라던가, 연봉 6000만 원이 넘는 육성회 직원이 유령직원이라던가, 청소용구 비용으로 총 1200만 원을 청구했는데 알아보니 빗자루 하나만 준다던가. 이렇게 해먹는 곳이 사학이다. 재테크 실력이 아주 꼼꼼한 사람들이다. 500만 원, 1200만 원 이렇게 빼 먹는 걸 얼마 안 된다고 보면 안 된다. 그렇게 축적되는 것이다."
"법적대응? 잘못 걸어온다면 '무고'로 되치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