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남소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초반전, 그동안 한나라당에서 후보보다 더 주목 받고 있는 이는 바로 박근혜 전 대표였다. 언론의 관심은 온통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일거수일투족 보다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 여부에 쏠려 있었다.
나 후보가 "출마 선언한 후 기자들이 매일 물어보는 질문이 박 전 대표가 지원하느냐, 언제 만나느냐다"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사실 나 후보도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후보에 비해 열세인 초반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 후보는 4일 오연호 <오마이뉴스>대표기자와 정치팀 기자들을 만나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에 대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원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언론에서 강요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김정권 사무총장의 선거 지원 요청에 "나 후보를 돕겠다"고 했다는 전언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가 직접 그렇게 말한 것인지 먼저 확인해 봐야할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공감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년 사이에 박 전 대표와 단독으로 만난 적이 꽤 있는데 정치적 철학이나 복지 문제에 대해서 (생각이) 다른 게 없다"며 "박 전 대표의 사회보장법 개정안도 공동 발의했다"고 강조했다.
여성 서울시장은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남성우월적 사고"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촉발한 무상급식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에게 필요한 게 갈등조정 능력"이라며 "무상급식은 단계적 확대가 원칙이지만 '오세훈식'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인터뷰 중간 당 후보 선정 과정에서 있었던 잡음에 대해서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당 외부에서 후보를 찾다가 실패한 후 출마하게 됐는데 섭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애국심과 서울시의 미래에 대한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서울시장이 될 경우 추진할 시정 방향에 대해서 나 후보는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10위권 안에 들어왔으니 이제는 시민의 삶을 봐야할 때"라며 "시정의 기준을 사회적 약자의 삶으로 삼고 생활이 편리한 서울을 만드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나경원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무상급식은 단계적 확대가 원칙... 오세훈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 - 오세훈 전 시장이 밀어붙인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해 이번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주민투표 결과 개함을 못한 것은 사실상 심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 한나라당이 후보를 내야하느냐는 지적이 있다. "처음부터 저는 무상급식 문제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하지만 주민주표가 시작된 다음에는 당 차원에서 지원 약속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주민투표는 무상급식 하나만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 우리나라 복지 확충 방향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의미를 가진 중요한 선거였다. 민주당의 불법적 투표 방해가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투표함을 열지 못했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심판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투표에서 드러난 서울시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개함에 실패했다고 해서 한나라당 후보를 내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 무상급식은 어떻게 추진해야 한다고 보나."제 원칙은 변함이 없다. 복지 확대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지만 보편적이냐, 선별적이냐의 논쟁으로 가서는 안된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혜택을 주는 게 원칙이다.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단계적 확대가 원칙이지만 실제 시장이 되면 시의회와 교육청과 대화를 해야 한다. 서울시장에게 필요한 게 갈등조정 능력이다. 오세훈식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 내용은 오 전 시장과 같지만 풀어가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 한나라당 후보를 선정하면서 외부 후보를 찾다가 실패한 후 결국 나 후보가 출마하게 됐다. 섭섭하지 않았나.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결코 유리하지 않은 선거다. 섭섭함도 있었지만 정치에 있어서 대의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애국심과 서울시의 미래에 대한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박근혜 전 대표 선거 지원, 강요할 문제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