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HS의 한 컨설턴트가 유방 촬영 사진을 보며 유방암 여부를 가려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난 프라디바 초한(Pradibha Chawhan, 55)씨는 2010년 9월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은 영국에서 발병률이 높은 암 중 하나로 매해 4만 6000명의 여성들이 이 병에 걸린다. 때문에 영국 정부는 50~70세 여성을 대상으로 3년마다 정기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그 수만 해도 160만 명에 달하는데 초한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유방암 진단 이후 그는 6개월 동안 6번이나 선행 항암화학요법을 받았다. 항암 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인 다음 종양제거수술을 받기로 한 것. 항암치료는 그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간호사가 주사를 놓으러 매일 우리 집으로 찾아 왔습니다. 한 3일 정도는 견딜 만했어요. 하지만 나머지 4일은 무척 고통스러웠어요."
우리나라에서도 항암치료를 받을 때는 입원을 하지 않고 외래를 이용하기도 한다. 여기에 영국에서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가지 않고 집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입원 병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환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가족들에게 돌봄을 받는 게 투병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초한씨가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가족의 힘이 컸다.
"항암 주사가 어찌나 독한지... 너무 힘들었어요. 먹지도 못하고 성격도 예민해졌어요. 하지만 가족들은 저를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가끔씩 가족들에게 화를 냈죠(웃음)."힘든 6개월이 지나고 초한씨는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다. 그게 끝은 아니었다. 이후 방사선 치료가 3개월 동안 이어졌다. 항암치료와 종양 제거술, 방사선 치료를 거치면서 초한씨는 탈모와 식이장애 등 소위 부작용을 경험했다. 유방암에 걸린 많은 여성들이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한다. 하지만 초한씨는 무척 밝고 긍정적이었다. 왜 일까?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정말 친절했어요. 그리고 끊임없이 환자들과 소통했어요. 아무 격식 없이요. 농담 따먹기도 자주 했어요(웃음)."초한씨는 자신이 충분히 '케어(돌봄)' 받고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유방암 발병 사실을 전하던 의사가 얼마나 친절하게 자신을 위로해 주고 걱정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이러한 친절함은 투병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친절한 영국 의료진에 대한 칭찬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내가 영국에 산다는 게 정말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