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생활 5년차 김용수 해외통신원
남소연
GP는 등록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초진의 경우 30분 정도를 쓰는데 환자의 건강에 대해 전체적으로 파악한다. 개인별 건강기록은 컴퓨터로 저장되며, 우리나라처럼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분산되지 않고 개인별(혹은 가족별)로 관리된다. 김의식씨는 "건강기록은 다른 의사를 만날 때도 공유된다. 내 의료기록이 한 번에 관리되는 건데 다음에 진찰 받으러 가면 정말 편하다"고 전했다.
김용수씨는 "GP의 역할을 치료에만 한정하는 건 협소한 접근"이라며 "영국 의료의 중심은 GP"라고 지적했다. 치료뿐만 아니라 1차적인 건강관리, 병원 사이에서의 문지기, 지역사회기관과의 연계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것. 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도 GP의 몫이다.
"아이 천식 때문에 천식 담당 간호사를 정기적으로 만나야 한다. 오랫동안 가지 않으면 GP가 체크해서 꼭 만나라고 알려온다."(박현미)고혈압이 있는 김의식씨는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당뇨 검사를 받기도 했다. 김씨는 "한국에선 관리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신경도 안 썼을 텐데... 참 좋았다"며 "이 나라가 내 건강을 염려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샌드위치 쿠폰도 주고... 정말 친절한 의료진"영국 간호사들 참 친절하다. 마음에 드는 간호사들 참 많더라(웃음)."한현수씨는 영국 의료진에 대해 '매우 만족'을 표했다. 담당하는 병상수가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환자 중심의 의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들의 천식 발작 때문에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갔다. 근데 처음 간 병원에 어린이 전용 중환자실이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다음날 처음 갔던 병원 간호사가 우리 아이 병실로 전화를 해왔더라. 아이가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연락했다면서... 또 한 간호사는 내가 근심 어린 얼굴으로 있으니까 불쌍해 보였는지 샌드위치 사먹으라고 쿠폰을 주더라(웃음). 그런 세심한 배려가 참 좋았다."(박현미)김문경씨는 "영국 의대생들은 모든 것을 환자 입장에서 처치하도록 교육 받는다고 들었다"며 "진심이든 아니든 그렇게 훈련을 받아서 친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술실에서 걸어나온 환자... 순위에서 밀렸네건강관리해 주는 GP에 친절한 의료진까지... 그런데 왜 한국 사람들은 영국 의료 서비스를 싫어할까. 바로 악명 높은 '대기시간' 때문이다. GP가 2차 병원에 진료를 의뢰하면 증세에 따라 진료순서가 정해진다. 중앙에서 관리하는 NHS에서나 생기는 문제다. 이 대기시간은 전문의 치료는 물론 수술실과 응급실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