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남도의원 비례대표 김경숙 후보는 간혹 무소속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유세를 벌이기도 한다.
윤성효
김경 시인은 여느 정치인답게 목소리를 높인다.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 지금 돌아가는 정치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4대강정비사업 현장, 특히 낙동강을 보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누구보다도 낙동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문인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 강은 자연 그대로 흘러가야 하고 문인들은 시대를 형해 발언해야 한다." 김경 시인이 내건 구호는 "엄마가 바꾼다. 경남은 이긴다"다. 건축사인 남편(박갑주)과의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둔 김 시인은 어머니답게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정감이 있는 구호다.
선거판에 뛰어든 시인들은 '긴장'하고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술을 입에도 대지 못했다는 것. 양곡 시인은 "선거하면서 술을 못하고 있다. 모두 긴장하고 있다. 시인들이 모여 선거를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더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인들이 선거판에 뛰어든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치는 사람을 가장 가까이서 보살피는 사람들의 공적 행위다. 이런 판에 시인이라고 해서 정치에 뛰어드는 일이 이상할 것은 없다. 예술의 순수성을 잃는다거나 예술이 목적성을 띠게 되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그런가? 동서고금을 털어 예술작품이 목적 없이 생산된 일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그 목적이 사람의 삶에 이로우냐 해로우냐에 문제가 달린 것이지 예술가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이 무조건 못마땅하다고 하는 것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집어 삼켰을 때, 일부 지식인들이 행한 도피의 수단으로, 합리화의 한 방편으로 나온 말일뿐,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예술가가 정치를 하면 예술의 순수성이 훼손된다는 따위의 말은 하지 않는 것으로 우리는 안다."
김경 시인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마련한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 합동토론회에도 참석하고, 라디오 광고에도 출연했다. 방송 토론과 라디오 광고 내용을 시인들이 공동작업으로 만들기도 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정부여당의 갖가지 행태를 보면서 사자가 아기 양을 잡아먹기 위해 이런 이런저런 핑계를 갖다 대는 우화를 떠올렸다. 아니, 보다 솔직하게 말해 권력이란 뼈다귀 하나를 쫓아다니는 개를 떠올린 것은 제가 가진 문학적 상상력 탓이라고 위안을 삼고 싶다. 개는 뼈다귀를 던지면 던지는 방향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당리당략, 특권, 뇌물과 보직 등이 정치인을 유혹하는 뼈다귀들이다. 여기서는 법도, 정의도 없다. 정부여당의 힘은 폭력이 아니다. 폭력으로 변질되는 순간 민주주의와 서민들의 삶은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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