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8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선거인단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최경준
"그냥 참여 신청하고, 선거인단에 뽑히면 전화 한 통 받아주시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저를 별로 마뜩찮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글 그냥 skip(무시)하시기 바란다"는 당부도 적혀 있었다. 누리꾼들은 수백 개의 댓글을 달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정말 유시민 후보가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인증' 요구가 빗발쳤다.
30여분 뒤 유시민 국민참여당 예비후보의 트위터에는 유 후보가 불펜 게시판을 보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글을 유 후보가 썼다는 사실이 '인증'됐지만, 이번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발목을 잡고 나섰다. 선관위는 사이트 관리자에게 유 후보의 글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통보했다. 유 후보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유 후보측은 선관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선관위에 유 후보의 글이 왜 선거법 위반인지를 묻는 질의서도 보냈다. 선관위의 '빨간펜'을 받은 뒤 다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인단 참여는 10일 마감된다. '인증'이라는 산을 넘은 그의 인터넷 '앵벌이'는 '선관위'란 산을 넘지 못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저기요~ 저...유시민인데요"... 인터넷 '앵벌이' 나선 까닭은?"저… 유시민인데요." 야구 등 스포츠 팬들이 주로 찾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유시민 후보의 글은 주말 한낮 평온한 게시판을 삽시간에 뒤흔들 정도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선관위로부터 삭제 조치를 당한 첫 번째 글은 누리꾼들이 꼭 들러야 한다는 '성지'가 됐고, 삭제 조치에서 살아남은 두 번째 글 '다시 유시민인데요' 역시 9일 오후 2시 현재 최다 추천, 최고 조회, 최다 리플 등을 휩쓸고 있다.
유 후보는 첫 번째 글에서 "왜 불펜에서 선거운동 하느냐고 나무라지 말라"며 "여러분도 제 처지가 되면 이렇게 하게 될 거다,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마음으로 지지만 해주고 선거인단 참여를 안 해주시면 저는 정말 망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유시민 후보가 인터넷 '앵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처지'는 무엇일까? 유 후보 캠프의 김희숙 대변인이 8일 오후 "불펜회원 여러분, 유시민 5·8대란의 진위는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하는데, 저희가 당원도 적고 조직력도 약하다보니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말고는 기댈 데가 없어요. 그래서 곰곰 생각하다가 '그래, 길거리 나가서 모르는 사람들하고 하루 종일 악수하는데, 눈팅하던 게시판에 들어가서 글 남기는 거 못하겠냐'하고 들어왔던 겁니다.오프라인 거리에서 후보가 직접 악수하지 참모들이 대신 악수하지는 않는 것처럼, 온라인 게시판에도 캠프홍보물을 퍼 나를 게 아니라 후보가 직접 글을 쓰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