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앞을 원천봉쇄한 경찰들이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에워싸고 있다.
권우성
경찰 방패에 밀려나가던 최씨가 땅에 주저앉자 경찰 6명이 방패를 들고 주변을 둘러쌌다.
"놔, 이거 놔! 왜 잡아 가냐고."최씨가 땅에 앉은 지 채 1분이 되지 않아 그를 둘러싸고 있던 10여 명의 경찰 중 2명이 갑자기 최씨의 양팔을 잡고 경찰차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최씨는 촛불이나 피켓 없이 검은색 가방만 맨 상태였다. 그러자 대한문 건너 편 인도에는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30여 명의 시민 가운데 몇 명이 거세게 항의했다.
"방패 들고 뭐하는 거야, 사람 혼자 있었는데 왜 연행해.""가만히 있는 사람을 왜 연행하는데!" 최씨가 도로가에 세워져 있던 경찰차 근처까지 끌려오자 주변이 있던 시민 몇 명이 다가와 경찰차 문을 막아서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게 납치가 아니고 뭐냐, 왜 잡아가는지 설득해 보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경찰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최씨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
하지만 시민들이 차 문을 열고 경찰 팔을 잡아끄는 등 계속 강하게 저항하자 경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최씨를 경찰차에서 내리게 했다.
최씨 "장병들 안타까워 살아 돌아오길 바란 마음도 불법인가?"차에서 내린 최씨는 대한문 근처 인도에 서서 경찰에 강하게 항의했다.
"말도 안 되는 불법행위다. 아무것도 안 하고 서 있었는데 사지를 들고 잡아갔다. 천안함 장병들이 안타까워 아들, 조카 같은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섰는데 그것도 불법인가?"최씨는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차량 방지턱에 올라서 '천안함 실종자 무사귀환 진상규명'이라 적힌 종이를 가방에서 꺼내 들었다. 그는 "국가가 나서서 장병들 구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촛불 들고 기도한다는데 끌고 나가는 게 경찰이 할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이 최씨에게 문자로 '조사받으러 오라'고 통보를 한 사실이 이 자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최씨는 "4대강 회의를 하고 있는데 오전 11시 30분 정도에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며 "남대문서 수사과에서 오후 4시까지 남대문서에 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환장도 아니고 문자로 몇 시까지 나오라고 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최씨가 받은 문자를 트위터에 올리자 이를 본 트위터리안들은 "경찰들 너무 쉽게 일하려고 하네"(트위터 아이디 hee***), "문자로 답장 보내세요.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트위터 아이디 uip***)는 댓글을 달며 경찰의 행동을 비판했다. 최씨는 "경찰이 어제는 촛불을 불어서 끄더니 어떻게 매일 코미디를 하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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