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1.8㎞ 해상에서 침몰한 1200t급 초계함 천안함의 선수 부분이 수면위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경 함선이 주변을 지나고 있다. (사진=옹진군청 제공)
뉴시스
천안함 침몰 사흘째를 맞는 28일, 사고에 대한 군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인터넷 군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러 음모설이 나돌고 있는 데다, 수중 수색 작업이 늦어지면서 각종 유언비어들까지 난무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1200톤급 천안함을 순식간에 침몰에 이르게 만든 폭발의 원인이 무엇이었느냐에 의문이다. 사건 발생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천안함의 60%가 침몰되는 데 단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침몰에 대비해 100개가 넘는 수밀 격실 구조를 갖추고 있는 천안함이 이처럼 빠른 시간에 가라앉았다는 것은 그만큼 폭발의 위력이 엄청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천안함이 어뢰나 기뢰에 접촉해서 폭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이 사고 전후로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없었다고 밝힌 점, 사고 지점이 NLL(서해 북방한계선)에서 비교적 남쪽으로 떨어진 곳인데다 수심도 깊지 않아 북한의 수상함이나 잠수함이 침투해 들어오기는 어렵다는 점 등은 기뢰나 어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그러나 기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흘러온 기뢰'에 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평택 해군 제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한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도 침몰 원인과 관련해 기뢰 폭발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사고 해역은 원래 고속정이 다니는 곳인데 사고 당시 파도가 세 초계함이 경계 작전을 하러 들어갔었다"며 "1200톤급 함정이 해역이 들어오니까 과거에 우리가 뿌려놓은 기뢰 중 회수하지 못한 기뢰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고의적인 기뢰설치 가능성에 대해선 "사고 해역의 조류가 빠르고 수심조건도 맞지 않아 기뢰를 설치하기에 좋지 않은 지역"이라며 "따라서 의도적, 고의적인 기뢰설치가 아니라 키리졸브 등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북측에서 뿌려놓은 기뢰가 사고해역에 흘러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군 당국이 사고 해역에 2척의 소해함(기뢰 제거함)이 투입한 것도 이런 가능성 때문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뢰가능성은 배제되는 분위기다. 침몰한 천안함에는 수중음파탐지기(소나)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어뢰의 접근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외부 공격 때문이 아니라면 내부에서 일어난 폭발을 의심할 수 있지만, 군함을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낼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 내부에서 일어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증기(Oil Mist) 폭발의 경우는 이 정도의 위력을 갖기 힘든 데다 천안함 내에는 자동소화 장치가 있어 불이 날 경우, 자동으로 불을 끄게 돼 있으며 폭뢰 같은 경우도 비상시가 아닌 한, 신관을 따로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폭발 가능성이 아주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7일 천안함 작전관 박아무개 대위도 "내부 폭발은 아니었다"고 증언해 폭발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함정바닥에 폭발로 구멍나 침몰"→"폭발로 두 동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