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원과 어르신한 어르신께서 교통카드 충전에 어려움을 겪자 역무원이 이를 돕고 있다.
김은진
어르신 홀로 티켓 발권 사실상 불가능서울 지하철 공사와 5678 서울 메트로가 무인 티켓 발매기 가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1일부터. 기계를 도입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기계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과 노인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기계 도입 전 노인들은 매표소에서 쉽게 우대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인 티켓 발매기를 이용할 때는 상황이 180도로 달라진다. 일단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도입 초기 일부 노인들은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아 불편을 겪기도 했다.
다음 순서는 1회용, 우대용, 교통카드 충천 버튼 중 '우대용'을 누르는 것이다. 다음으로 가져온 신분증을 정확히 기계에 놓아야 하는데 난감해진다. 기계에는 신분증 놓는 곳, 교통카드 놓는 곳, 지폐를 넣는 세 군데의 투입구가 있어 헷갈리기 때문이다. 또한 신분증을 사진이 보이도록 아래로 두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돈을 거부하는 기계는 다시 한번 노인들을 힘들게 만든다. 조금이라도 구겨진 지폐는 기계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넒은 신촌역, 무인 티켓 발권기는 10여대, 역무원은 단 한 명 이렇게 많은 어르신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사이 기존 매표소였던 고객서비스센터의 문은 굳게 닫혀있는 실정이다. 무인 티켓 발권기가 10여대나 놓인 넓은 신촌역이지만 단 한 명의 역무원만이 담당하고 있다. 그나마도 계속 돌아다니고 있어 출퇴근 시간에는 역무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지하철공사 측은 무인 지하철 티켓 발권기 도입 이유로 "기존 지하철 표를 파는 일은 기계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진짜 기계에게 맡기기 위해서"라며 "역무원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 친절한 안내를 하기 위해 기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역무원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숨은그림찾기'를 통해 역무원을 찾아내야 하는 실정이다.
배영진(71)씨는 미국에서 온 친구를 위해 1회용 티켓 발권을 하느라 기계와 씨름을 벌여야 했다. 배씨가 헤매고 있는 사이 주말 저녁이라 길게 늘어선 대기줄은 그를 더 당황하게 했다. "한국에 사는 내가 좀 도와주려고 했더니 오히려 내가 더 모르겠다"며 머쓱해 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역 내에 도움을 요청할 역무원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안내소라도 하나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시니어카드 발급 대상이 아닌 50대 장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지하철을 이용하는 노년층에 대한 서비스 또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지하철공사, 노인들 위한 시니어카드 보급에 힘쓰고 있어이러한 불편에 대해 서울지하철공사 측은 "노인들의 불편함을 예상했다. 그래서 작년 말 '시니어카드'를 도입했다. 이는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8월 말까지 서울 지역 노인 대상으로 89%가 보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하였다.
닫혀 있는 안내소 설치 문제에 대해 "올 연말까지 지금은 닫혀있는 고객안내센터를 한 개소씩 열 계획"이라며 "기존의 닫힌 창을 미닫이 창으로 바꾸어 좀 더 고객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