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이 마친 뒤 운구행렬이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세종로네거리를 지나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5신-최종신 : 23일 저녁 7시 55분]추모제 종료, 분향은 자정까지 계속... "분열하면 또 다시 독재"
하루 종일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울광장의 열기도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남편을 여읜 이희호씨가 서울광장을 방문했을 당시 2만여 명(경찰 추산)에 달했던 시민들도 많이 빠져나간 상태다.
국민추모문화제는 예정보다 10분 빠른 오후 4시 50분경에 마무리되었다. 저녁 7시 현재 문화제가 진행되었던 무대의 철거가 완료됐다. 스피커에선 고인의 생전 육성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추모위 측에서는 이날 저녁 더 이상의 추모문화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시민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며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다. 김지원(20)씨는 "통일에 많이 애쓰셨는데 (그것이) 훼손된 현실에 고인이 눈 감으실 때 착잡하셨을 것 같다"며 "민주주의의 기초를 잘 지켜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제원(20)씨 또한 "투표·집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특히 20~30대가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경(37)씨는 "투표는 안 해본 적 없다. 당연하다"며 운을 뗀 뒤 "잊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지금은 뜨겁지만 또 지나면 시들하지 않겠냐"며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그때그때 시민들이 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이기영(57)씨는 "고목이 죽어도 뿌리가 살아나듯이 분명히 또 (민주 진영이) 일어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진영과 시민들이 조직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 분열되면 또 다시 독재가 될 것"이라며 '단결'을 당부했다.
광장에 있는 시민의 숫자는 많이 줄었지만 100여 명의 시민들이 꾸준히 분향을 기다리고 있다.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이미 근조 리본이 빼곡한 벽면에 자신의 리본을 보탰다. 일부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서울시 광장사용조례개정' 등을 위한 서명에 참여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그림, 각종 시민단체의 안내문 등도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분향소 측은 "오늘 자정까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후 6시 기준 23일 서울광장을 찾은 조문객은 1만9186명이고 누적 조문객은 8만8615명이다.
한편, 추모제가 끝날 무렵 용산철거범대위 3명이 유인물을 나눠주다가 경찰의 저지를 받자 일부 시민들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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