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홀 본관의 조기
Anna Kim
영국 캠브리지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에는 모두 31개의 칼리지(colleges)이 있습니다. 이곳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은 자기 전공학과와 더불어 어느 하나의 칼리지에 소속되지요. 현재 제가 소속된 칼리지는 클레어홀(Clare Hall)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1993년에 방문하셨고 이후 명예학자(Honorary Fellow)로 선정되신 곳입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한국인이라고 소개할 때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오늘 나가 보니 본관 꼭대기에 나부끼던 칼리지 깃발이 내려져 조기로 게양되어 있더군요. 홈페이지(
www.clarehall.cam.ac.uk) 첫 화면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과 추모글로 바뀌어 있었고, 타임지와 BBC의 부고 페이지 링크도 담고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학생들과 교직원 전체에게 부고를 전하는 단체메일을 발송하였고, 조기 게양에 대해 설명하는 이메일도 받아 보았습니다.
칼리지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가니,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아는 분들이 위로의 말씀을 건네 오셨지요. 조기 게양과 같은 공식 추모와 더불어, 적지 않은 분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 곳에서도 여러 나라에서 온 이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 오마이뉴스에 이렇게 처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클레어홀 홈페이지 초기화면의 추모글은, 짧지만 강렬하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 그리고 이곳 사람들이 받은 인상을 요약해 주고 있습니다. 원문의 느낌을 온전히 살리기란 쉽지 않으나, 서툰 번역으로 추모글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