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내에 만든 계곡에서 어른과 아이들이 뒤섞여 즐겁게 놀고 있습니다.
김종성
이웃동네의 친구같은 친근한 섬 자라섬은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에서 걸어가도 될만큼 가까이에 있는 동네의 섬입니다. 인근에 있는 형제뻘인 남이섬은 잠깐이나마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지만 자라섬은 그마저도 도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섬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합니다. 하지만 자가용을 타고 가던,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가던, 자전거를 타고 가던 언제든지 찾아가 쉬어갈 수 있게 되어 있는 이웃동네 친구같은 친근한 곳이기도 하지요.
저는 애마 잔차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무더운 날씨에 햇살까지 너무 뜨거워 가평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였습니다. 청량리역에서 경춘선 기차를 타고 가평역에 내려도 좋고 시외버스를 타고 가평 터미널에 내려도 좋습니다. 무엇을 타고 갈까 즐거운 고민을 하다 알게 된 교통편이 청량리역 앞에서 타는 가평행 1330-3번 버스입니다. 1시간마다 출발하는 이 버스에 잔차를 접어서 싣고 올라타 카드로 버스비를 내니 1500원이 찍히더군요. 가평이외에도 현리, 수동, 청평, 대성리등 청량리앞에서 출발하는 1330번대의 버스들의 코스들이 다 좋습니다.
버스 좌석에 앉아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쐬면서 대성리과 청평을 지나 창 밖의 사람들과 강변 풍경을 편안하게 감상합니다. 이 북한강변 코스에는 유독 젊은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양손에 각종 먹거리들이 가득 들은 무거운 짐을 들고 낑낑대며 버스를 타고 내리지만 그마저도 낭만으로 보이는 젊음이 좋긴 좋습니다. 그렇게 북한강변을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작은 가평 버스터미널에 내려 잠시 한 숨을 돌리고, 구석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고 있는 버스 기사님들에게 자라섬을 여쭤보니 자전거 타고 가면 길어야 10분거리라네요.
시간이 여유로우니 버스 터미널만큼 작은 가평읍 동네를 한 바퀴 돌며 골목골목 소읍여행도 해봅니다. 매 5일과 10일에 열리는 소박한 시장터도 구경하면서 3천 원짜리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을 먹고 후식으로 5백 원짜리 아이스커피까지 마시고 자라섬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자라섬 가는 길은 남이섬 가는 길과 초입이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주로 남이섬을 향해 가고 자라섬길은 여름휴가기간인데도 한가롭습니다. 길만 그런 것이 아닌 게 섬에 들어가 입구의 안내센터에서 이것저것 문의하다보니 의외로 캠핑자리가 여러 개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8월달 캠핑장 예약상황을 확인했더니 군데군데 빈자리가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라고 하더군요(
http://jarasum.gp.go.kr). 참고로 4인기준 캠핑장 야영 사이트 이용요금은 8월 성수기에도 만 원밖에 안하며 더 큰 자리의 야영 사이트는 2만 원입니다. 물론 통나무집처럼 생긴 모빌홈이나 캠핑카 모양의 캐라반이라는 10만 원하는 고급시설도 있구요.
섬 안에는 통나무집, 캠핑카, 텐트 데크등 다양한 형태의 캠핑장들이 있고 농구장이나 인라인 스케이트장 같은 체육시설은 물론 넓은 북한강을 가르며 수상스키도 탈 수 있고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작은 계곡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캠핑하느라 고생한다고 공동 취사장이나 샤워장, 세탁실등의 시설도 잘 갖추어 놓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빌려주는 대여소도 있는데 새벽 안개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 혹은 해질녘 섬의 북한강변길을 따라 자전거 타고 달리면 여행이 주는 색다른 기분이 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