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스스로 몸을 던지기 직전 상황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노 전 대통령이 추락한 부엉이 바위 근처에서 한 전경대원이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
유성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지방경찰청은 "노 전 대통령이 경호를 받지 않았던 30여 분 동안 목격자가 없고, 사고 현장에서 입증할 만한 다른 증거도 없어 경호관 등과 함께 현장실황조사와 현장검증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7일 오후 2차 수사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찰청은 서거 당일 이아무개(45) 경호관을 조사한 근거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고, 지난 25일 2차 조사를 했으며, 26일 오후에 3차 조사했다.
경찰청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 노 전 대통령은 23일 새벽 5시 44분경 사저에서 유서 파일을 컴퓨터에 최종 저장하고 1분여 뒤에 경호관에게 '등산 나갈게요'라고 한 뒤 복장을 준비해 이날 오전 5시 47분경 등산을 출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등산로 입구에서 마늘밭에서 일하는 박아무개씨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고, 약수터에 들리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정토원으로부터 100m 떨어진 이정표 앞 10m 전방에서 '힘들다, 내려가자'고 경호관한테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 방향으로 향하자 경호관은 초소에 '하산하신다'고 무전 연락했다.
[의문1] 부엉이 바위 정상에 도착해 나눈 대화는?이날 오전 6시 10분경 노 전 대통령은 바위 정상에 도착했고, 경호관한테 "부엉이 바위에 부엉이가 사나?"거나 "담배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경호관은 "없습니다. 가져 오라 할까요"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아니 됐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폐쇄한 등산로에 사람이 다닌 흔적을 본 노 전 대통령은 "폐쇄된 등산로에 사람이 사는 모양이네"라고 말했고, 이에 경호관은 "그런 모양입니다"고 대답했다. 그 뒤 노 전 대통령은 5m 정도 뒤에 있는 묘지 옆 잔디밭에 앉았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경호관한테 "정토사에 선(진규) 법사가 있는지 보고 오지"라고 하자 경호관은 "모셔 올까요"라 했고,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아니 그냥 확인만 해봐라"라고 해 경호관이 정토원으로 뛰어갔다.
경호관은 바위에서 247m 떨어진 정토원 공양관 앞에서 선 법사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뒤돌아서 뛰어갔다. 경호관이 부엉이 바위 앞에 이날 오전 6시17분경 도착해 두리번 거리며 확인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어 경호관은 휴대전화로 사저 경호동 경호관한테 "잠깐 대통령 심부름 다녀온 사이 대통령께서 보이지 않는다, 나와서 내려 오시는가 확인 좀 해라"고 전화했다. 사저 경호동 경호관으로부터 "등산객 한 명 안 보인다"는 말을 들은 경호관은 다시 정토원 요사채 앞에 내려와 선 법사를 만나 합장했다.
이에 선 법사가 "무슨 일이지? VIP 오셨어?"라고 물었고, 경호관은 "아무것도 아닙니다"고 말한 뒤 부엉이 바위로 내려갔다. 경호관은 정토원 법당에도 노 전 대통령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경찰은 "경호관은 부엉이 바위 위에서 갑자기 밑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밑을 보았으나 보이지 않아 다시 올라온 등산로로 뛰어 내려가 약수터 밑에서 부엉이 바위 밑을 봤는데 흰 옷 같은 것이 보여서 뛰어 가보니 대통령이 산 아래 쪽을 보고 모로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