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종일 산 오르느라 힘들다.
문종성
정신이 헤롱헤롱 세상이 빙글빙글, 완전 비몽사몽이다. 업힐에서 자전거는 그저 애물단지일 뿐이다. 피부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커멓게 아주 잘 익었다. 더 이상 흘릴 땀도 없다. 게다가 주변에서 쉬었다 갈만한 레스토랑도 보이지 않는다. 허기가 내 목을 조이고 있다. 숨을 고른 다음 산을 내려다보니 반나절 동안 올라오긴 많이 올라온 모양이다. 멕시코의 개마고원, 오아하까 주에서 톡톡히 고생 중이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전지현의 S라인보다 더 요염한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의 대부분이 물자를 수송하는 트럭이다. 그런데 그 육중한 몸집에도 운전이 거칠어 지켜보는 나도 아슬아슬 할 때가 많다. 상하좌우로 격심하게 출렁이는 뜨거운 아스팔트를 내달리는 트럭이 올라치면 자전거는 조신하게 도로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당하면 무조건 나만 손해다.
아니나 다를까. 기어이 나를 지나치던 트럭 한 대가 얼마 후 14개의 바퀴에도 불구하고 균형을 잡지 못하고 그만 도로에 고꾸라졌다. 다행히 운전사는 큰 부상을 입진 않았지만 트럭 세우는 일은 어찌할꼬? 운전이 거칠었다면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졸음운전 이거나 무언가에 취해있거나.
술의 천국 멕시코... 메스깔 몇 잔에도 헤롱헤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