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찻집에서 전통차를 즐기는 오스틴과 그의 도우미 이학평씨
김환
식사 후 그들은 전통찻집을 찾아갔다. 전통찻집에 처음 와본다는 오스틴은 한국에서 와본 장소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인들 눈에는 그냥 허름한 전통찻집으로 생각되겠지만 외국인 눈에는 아름다운 곳으로 보이는 듯했다.
오스틴은 찻집에서 흘러나오는 전통악기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며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콧노래를 불렀다. 그가 주문한 약과와 전통차가 나오자 맛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교환학생 도우미 이씨와 필자가 주문한 차까지 맛을 보며 '굿!'을 반복해 외쳤다. 한국음식을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음식 때문에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다.
"아닙니다. 특히 불고기와 삼겹살은 정말 맛있는 음식입니다. 내년에 미국에 돌아가면 한국 음식들이 그리울 겁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집에서 끓여 먹는 한국 라면입니다. 미국에 갈 때 가장 좋아하는 'OO라면' 몇 개 가지고 갈 생각입니다."오스틴에게 한국 음식 적응은 오래 전에 끝난 일 같았다.
"한국 대학생들 공부 정말 많이 해요!"얼마 전 오스틴은 영어 회화 동아리에 가입했다. 교환학생 도우미 이씨의 추천으로 함께 하게 된 오스틴은 모임 장소로 출발하기 전부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학기 중에는 대학 내 영어전용실에서 한국 학생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고 친구를 사귑니다. 방학 때에는 다른 학교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영어 말하기 동아리는 영어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합니다."동아리 모임이 있는 '서울 청소년 수련관'에 도착하자 동아리 학생들이 오스틴을 반갑게 맞이했다. 오스틴은 10여명의 한국인 사이에서 열띤 영어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1시간여의 말하기 시간이 끝나고 오스틴은 지친 듯한 기색을 보이며 "한국 대학생들 영어공부 정말 많이 합니다. 이렇게 하면 미국인처럼 말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스틴의 말 속에는 뼈가 있어 보였다. 실제로 한국 대학생들 중 대부분이 많은 시간을 영어 공부에 투자하지만 외국인 앞에만 서면 말문이 막혀버리고 만다. 내친김에 그에게 한국 대학생들의 영어 실력 평가를 부탁했다.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의사소통 문제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할 줄 알면서도 제가 말을 걸면 말끝을 흐리면서 자리를 피했습니다. 도서관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영어공부를 많이 하는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에 앉아서 하는 이론공부보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한국학생들을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