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지하철 운영기관은 지하철 두줄타기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호응은 그보다 못미치는 편이다.
박상익
하루 천만명 이상을 실어 나르는 지하철. 지하철을 이용할 때 매번 만나는 것이 바로 지하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지하철역(코레일 포함)은 전국에 417개. 출구마다 여러 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경우가 있는 만큼 개수는 더 늘어난다. 안타깝게도 이런 이동기구에는 불의의 사고가 따라다닌다.
실제로 2005년부터 2008년 8월까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하 승관원)에 보고된 지하철역사 에스컬레이터 사고 횟수는 모두 116건. 2003년부터 설치대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 지하철역에서 핸드레일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승관원은 2007년 9월 도시철도공사와 양해각서 체결을 시작으로 전국 7개 지하철 운영기관과 함께 에스컬레이터 두줄타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이전까지 시민들에게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던 한줄타기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지하철 운영기관과 승관원은 "한줄타기를 하는 경우 움직이는 사람이 많아 급정지시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두줄타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지하철역에선 아직도 '한줄타기'가 대세?실제 현장은 어떨까.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지나가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서울역. 잠깐 사이에도 수백 명의 시민들이 오고 간다. 환승 통로의 에스컬레이터를 지켜본 결과 예전처럼 비켜달라고 요구하는 등 이전의 한줄타기를 할 때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왼쪽 줄은 올라가는 줄, 오른쪽 줄은 서서 가는 줄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아직도 대부분이었다.
대학생 조은비(20)씨는 "두줄타기 운동을 알고 있지만 서서 갈 때는 오른쪽에 선다. 왼쪽에 서있다가는 급히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방해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혜미(26)씨는 "(두줄타기 운동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실제 생활에는 별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지하철 이용객들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두줄타기를 하자고 홍보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정작 이용할 때는 한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홍보해서 만들었던 한줄타기 문화를 아직 고치기 어려운 탓이다.
월드컵을 전후해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등 시민단체와 언론 등에서 홍보했던 한줄타기도 정착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한줄타기가 빨리 가려는 사람들에겐 편리한 습관으로 인식되면서 언뜻 답답해 보이는 두줄타기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두줄타기와 함께 핸드레일 잡기도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