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몸싸움농민들이 태안군청에 들어서는 국회 농수산위원회가 탑승한 버스를 막아선 가운데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이 버스에서 내려 중재에 나섰다.
정대희
17일, 충청남도에 대한 국회 농수산식품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된 충남 태안군청 정문 앞에서 쌀 소득보전 직불금 문제와 농협의 성과급 잔치를 규탄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오전 9시. 하나 둘 태안군청 앞 정문에 모여든 농민들은 대열을 갖추고 자체 제작한 피켓과 현수막을 들었다.
그리곤 고위공직자의 쌀 소득보전 직불금 불법 수령을 비난하며 '불금 불법 수령한 이봉화 차관은 사퇴하라', '정부는 고위공직자 직불금 수령 명단을 공개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국회 농수산식품위원회의 방문에 맞춰 벌어진 이 날 시위는 농식품위원들이 탑승한 버스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나타나자 더욱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태안군청 정문 앞 도로를 몸으로 가로막은 농민들은 "10분만 (농식품위)위원들과 얘기를 하고 싶다"며 "우리는 국정감사를 방해하러 온 것이 아니다, 고위공직자 직불금 불법 수령에 대한 철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해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하러 왔다"고 외치며 제지하는 경찰을 뿌리치고 통행로를 차단했다.
경찰과 농민들이 몸싸움이 지속되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버스에서 내려 중재에 나섰다. 강 의원은 "차를 뒤로 좀 빼세요, 뒤로 물러나세요"라고 요청했으나, 더욱 과격해지는 양측의 몸싸움에 중재는 먹히지 않았다. 결국, 시위대는 전경들에 의해 도로 옆으로 밀렸다.
이 과정에서 버스에서 내려 농민과 경찰 틈에 있던 강기갑 의원과 최규성 민주당 의원도 전경들에 의해 농민들과 함께 밀쳐졌다. 이후 두 의원은 국정감사 시작 후 농민들을 무력으로 저지한 경찰의 책임을 물었고, 경찰서장에게 사과를 받기도 했다.
경찰의 무력저지로 위원들을 실은 차량은 태안군청 정문을 빠져 나갔고 버스에서 내린 강기갑·류근찬·조배숙·최규성 의원 등이 시위대에 앞에 나서 농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애썼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고위공직자 쌀 소득보존 불법 수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이번 문제에 있어서 여야는 난형난제다, 이 말인 즉 여야모두 한 마음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원이 고위공직자 직불금 불법수령 명단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농민들은 이낙연 농식품위 위원장을 만나 요구사항이 적힌 문서를 전달하고자 했고, 이에 이낙연 위원장이 시위현장을 찾아 요구사항이 담긴 봉투를 건네받았다. 하지만 이낙연 위원장은 "왜 이렇게 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국정감사를 하러 온 것입니다, 전달할 것이 있으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등 냉랭한 태도를 보이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