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구에이 지방의 풍경 파란 하늘과 푸른 초원, 그리고 싱그러운 바람
문종성
푸른 초장 위에 세워진 나무의 더욱 진한 푸르름과 투명수채화를 칠한 듯 맑고 연한 하늘이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외주물집에 사는 사람들도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다 지나가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정겹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조금 더 가다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그 너른 풀밭에서 수백 마리의 소 떼가 제 운명 알지 못한 채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쿠바에서 가장 많은 소고기를 생산해 내는 지역다운 풍경이다.
어른이 되어도 아직 유년기 때의 장난기를 다 못버린 탓일까. 소를 보면 꼭 해보는 게 있다. "음메~" 소를 향해 소리쳐 보는 것이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 큰 눈을 껌뻑이며 나를 바라보는 게 여간 재밌는 것이 아니다. 보통은 시답잖게 여기는 소들이 가끔 장단을 맞춰 "음메~" 하고 맞받아 쳐주면 더 즐겁기도 하다. 태생이 시골 촌놈인 나에게는 이런 장면만큼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곳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