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 때 ‘다함께’ 부산지부 한 회원이 피켓을 들고 서명에 동참할 것을 외치고 있다.
윤성효
"엄마한테는 미안한 말인데, 이 상황에서 누구 한 사람이 죽어야 마무리가 된다면 내가 죽으면 어떨까 싶어 시위대 앞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옆에 있던 선생이 팔을 잡아 못 나갔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합니다."30일 저녁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나온 40대 여성이 딸 이야기를 한 것이다. 수험생인 그녀의 딸은 며칠 전 서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다녀왔다는 것.
그녀는 "딸이 서울 촛불집회에 갔다 오겠다고 했을 때 독서실에 앉아 속만 썩이는 것보다 다녀오도록 하는 게 낫겠다 싶어 보냈다"면서 "간혹 딸이 휴대전화로 연락했지만 걱정이 되어 밤새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전국 각 지방에 있던 전경대원들이 서울로 간 모양인데, 서울에 간 전경대원들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라도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해야 하고,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까지 거리행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부산의 촛불집회는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촛불집회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소유로 확성기가 달린 승합차를 세워놓고 '아침이슬'과 '아리랑' 등을 부르면서 저녁 7시부터 시작해 1시간 30분 가량 열렸다.
한 시민은 "때리지 마세요. 당신의 국민입니다. 짓밟지 마세요. 당신의 주인입니다"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나왔으며, 시민들은 "폭력진압 중단하라"거나 "연행자를 석방하라" "평화시위 보장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소속 수녀들이 촛불을 들기도 했다. 서미자 수녀는 "오늘 처음 촛불집회에 나왔는데, 요즘 뉴스를 보면 슬프고 속이 상한다"면서 "그동안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기도를 했고, 모든 게 평화적으로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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