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 44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 학생들이 행진을 마친 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광우병대책회의쪽에서 준비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를 오마이뉴스 생중계 방송차량을 통해 관람하고 있다.
유성호
[5신 : 20일 밤 10시 40분]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 상영 거리 행진에 나섰던 1만5000여 촛불은 밤 10시경 광화문 네거리에 당도했다. 이순신 동상 앞은 이날도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됐다. 8대의 전경차량이 길을 완전히 막고 있으며, 그 앞에는 300여명의 의경들이 평상복 차림으로 서있다. 또한 경찰은 ‘질서 유지선’이라고 적힌 주황색 띠를 들고 있다.
행위예술을 공부하고 있다는 최민국씨는 폴리스라인 앞에서 백분을 뿌리고 '평화적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행위예술을 펼쳐 보여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길 앞에 뿌려진 백분을 "촛불 집회 전의 한 줌의 가루 같았던 민주주의"라고 표현하며 알콜을 이용해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는 "촛불을 통해 우리 사회에도 평화적 민주주의에 불이 붙었다. 이 불이 꺼지지 않고 모든 국민들이 평화롭게 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분 가루에 불길이 붙자 시민들은 모여들어 구경하기 시작했고, 최씨의 행위예술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밤 10시 15분께부터 1만5000여명 시민들은 대부분 광화문 네거리를 떠나 서울시청앞 광장으로 다시 이동했다. 시민들은 민중가요 '산자여 따르라'를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였다.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광화문 네거리에 남았다.
시민들은 세종로 거리를 이동하면서 주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건물을 향해 "조중동은 문닫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어 주최쪽에선 "조중동은 촛불이 꺼졌다고 했지만, 과연 그렇습니까"라고 큰 소리로 묻자 "아니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광화문에 남은 시민들은 "청와대 좀 가게 해달라", "만날 이렇게 길을 막기만 하냐"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경찰 간부는 "평화 집회를 주장하면서 폴리스라인을 넘어서려는 것은 불법행위"라며 "서울광장에 가서 집회를 하라"고 반박했다.
한편 밤 10시 35분 현재 시청앞 광장에는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광우병대책회의쪽에서 준비한 미국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를 관람하고 있다.
영화 <식코>는 미국의 민간의료보험 체계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국내에서도 지난해 상영돼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마이TV>에서도 주최측의 허락을 받아 생중계창으로 <식코>를 방영할 예정이다.
[4신 보강 : 20일 밤 10시 15분] 밤 9시께부터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서울시청앞 광장을 떠나 서울역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이 시작되자, 경찰 100여명이 노란색 띠의 경찰통제선(일명 폴리스 라인)을 들고 따라붙었다. 이에 주최측은 "경찰은 지금 당장 폴리스 라인으로 시민들의 행진을 가로막지 말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시민들도 "폴리스 라인, 걷어치워"를 외치자, 태평로 삼성본관 앞을 지나기 전에 시위대 뒤로 밀려났다.
이후 시민들은 태평로 편도 5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한국은행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을지로 1가와 종로 2가쪽으로 행진중이다. 시위대는 "이명박은 물러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고 외쳤다.
폴리스라인은 광화문에서도 시위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에 경찰버스 7대를 횡으로 세워 길을 막고 시위대가 향하는 방향 10여미터 앞에 '경찰통제선'이라고 적힌 노란색 차단판을 줄줄이 세웠다. 경찰버스와 차단판 사이에는 100여명의 정복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들고 섰다
앞서 촛불문화제에서 대책회의측은 "폴리스라인을 인정하지 않겠다. 만약 폴리스라인을 설치한다면 이것을 밀어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경찰과 마찰이 예상된다.
퇴근길의 한 시민은 세종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경찰이) 왜 앞으로 나와 있어? 시위대하고 일부러 마찰 일으키려고 하는 거 아냐?"라며 혀를 끌끌 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