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을 따라 구비구비 오르는 길에서 내려다 본 욕지도 일주도로. 지나오고 나니 저런 길을 어떻게 달려 왔을까 싶네요.
김종성
욕지도(慾知島)라는 섬은 한국말로는 어감이 좋진 않지만 한자말로는 "알고자 한다"라는 뜻이 조금은 철학적인 이름의 섬입니다. 한 스님이 "알고자 한다면 사람의 마음속 성품을 바로 보아야 한다"고 설법했다는 데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합니다.
섬을 다녀온 여행자들이 무념무상의 편안한 섬이라고 추천하는 여행지인지라 어떤 면이 그렇게 편안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좀 다른 방법으로 여행하고 싶기도 해서 애마인 자전거를 데리고 섬 여행을 가보았습니다.
남해안의 섬들 중에는 비진도, 매물도, 한산도, 사량도, 거제도, 외도 등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욕지도라는 섬은 그리 많이 알려진 섬은 아닙니다. 이번에 욕지도 여행을 해보니 그건 아마도 외지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굳이 섬을 홍보할 필요가 없는 섬마을 사람들의 순박한 삶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네요.
욕지도는 약 15Km의 일주도로에 5개리로 이루어진 작은 섬입니다. 천황봉, 대기봉같은 다도해를 감상할 수 있는 300m급의 산들도 있지요. 통영의 여객선 터미널이나 삼덕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여를 가다 보면 바다 위에 많은 무인도들이 보입니다(주변에 약 27개의 무인도가 있다고 합니다).
지도상에서도 작아 보이고 통영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차로는 몇 시간, 자전거로는 반나절이면 섬을 일주할 수 있다는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도해의 풍광을 즐기며 욕지도를 향해 갔습니다. 배 위에서 보이는 크고 작은 섬들의 경치가 남색의 남해바다와 어울려 참 좋습니다.